1

허공에 매달려서
무엇을 생각하기에

속을 다 비우고도
소리를 토해날까

물 밖의 삶이라는 것
오장육부(五臟六腑)가 필요 없는가


2

얼마나 참회를 하면
결 고운 몸이 될까

먹지 않고 눕지 않아
눈빛도 고고하다

세상의 소리를 담아
예불공양(禮佛供養)을 올린다




(감상) 자신이 지은 업(業)에 대해 참회를 많이 해야 환골탈태(換骨奪胎)되는 경지에 이르는 모양입니다. 즉 오장육부가 필요 없고, 결 고운 몸이 되고, 눈빛도 고고해 집니다. 자신이 텅 빈 상태가 되어야 세상의 맑은 소리를 담아내고 그 소리를 토해낼 수 있습니다. 목어도 고통 받는 중생들을 위해 소리 공양을 올리는데, 나는 남을 위해 어떤 공양을 올렸는지 반문(反問)하게 합니다. 범종 소리와 함께 울리는 목어 소리를 듣고 혼미한 정신이 번쩍 깨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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