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기업 해외 마케팅 돕고 산학협력 새길 개척
쌍방향 소통 차별화된 MCN 기반 교육 모델 제시

▲ 김건우 수성대학교 산학협력단장이 26일 경북일보와 인터뷰에서 1인 미디어 양성에 집중적으로 나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2013년 7월 처음 등장해 올해 4월 기준 1억6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1인 방송 ‘다이아 TV’에서 ‘먹방(먹는 방송) 황제’로 인기를 누리는 밴쯔(29)는 20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지닌 유튜브 스타다. 택배, 대리운전해가며 먹방에 필요한 재료를 사야 했던 그는 이제 생활비와 부모님 용돈, 적금까지 스스로 낸다. 회사를 차려 직원 월급도 줄 만큼의 이익도 얻었다. 밴쯔처럼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자체적으로 기획해서 만든 동영상을 올리는 이를 크리에이터라 부른다. 크리에이터의 동영상 제작을 지원·관리해 주고 수익을 나눠 갖는 서비스를 MCN이라고 한다. 대구에서는 페이스북 팔로워 60만 명을 보유한 박병창(25) 크리에이터가 유명하다.

대구 수성대학교가 밴쯔나 박병창과 같은 크리에이터 육성에 나서 관심을 끈다. 대외부총장을 겸하고 있는 김건우(39) 산학협력단장이 중심이다. 김 단장은 “동영상, 유튜브와 함께 자란 10~20대는 텍스트보다 동영상으로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데 주목했다”며 “동영상을 기반으로 한 MCN이 변화를 이끄는 상황을 앞서나가기 위해 교육과정을 만들어 MCN 크리에이터를 양성하고, 이렇게 길러낸 크리에이터와 기업의 협력을 통해 산학협력의 새 길을 개척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터 양성에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신흥국 베트남을 주목했다. 베트남 국영 방송사인 VTV와 ‘MCN 산업 육성 및 인력양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하반기 중으로 베트남 1인 미디어 크리에이티브 지원자 50~60여 명을 수성대에 파견하고, 수성대는 MCN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 동남아지역으로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 단장은 “200명이 넘는 베트남 유학생을 유치하는 등 긴밀한 베트남 시장을 타겟으로 수성대가 양성한 크리에이터를 통한 지역 기업의 판로개척과 마케팅 플랫폼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한류라는 호재를 등에 업은 우리 학생과 지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할 또 다른 통로가 MCN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뷰티·의료·관광 특화를 내세운 수성대는 이미 20억 원을 들여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기업지원 플랫폼인 MBLC(Medical Beauty Leader Center)를 마련했고, VR 콘텐츠과에 이어 VR MCN 특별교육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MCN과 크리에이터를 접목한 산학협력 모델 개발을 위해 일명 ‘마약빵’으로 백화점까지 점령한 대구 삼송빵집의 삼송Lab과 왁싱·반영구 화장 등 토탈 뷰티 업체 에스에스 망고의 S2 SPA가 수성대에 입주할 예정이다. 김 단장은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도 홍보와 판로를 개척하지 못하는 지역 기업이 수성대가 양성한 크리에이터를 통해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도록 돕고, 혜택을 받은 기업은 수성대의 인재를 채용하는 구조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MCN과 크리에이터는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지역 대학의 위기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김 단장은 강조했다.

김 단장은 “일방적이고 수동적인 교육방식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학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차별화한 MCN 기반의 교육 모델을 제시하는 게 목표다. 강사와 교수진, 수업받는 학생이 만든 콘텐츠가 양질의 교육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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