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대구가 투자자를 찾아 내년 말께는 비행기를 이륙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가 소규모 항공사 설립에 뛰어들었다. 에어제주나 에어부산, 진에어 등의 성공 사례를 들어 경북도가 저비용 항공사 설립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우려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경북도는 27일 포항에서 소형항공사 설립을 위한 공청회를 열었다. 공청회에서 소형항공사 설립 필요성에 대해 포항과 경주 등지에서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울릉도에도 공항이 건설되면 수요가 팽창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항공사가 설립되면 연관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 등 부수적인 효과도 함께 거둘 수 있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첫 출항을 시작해 포항~제주, 포항~김포 노선을 운항 중인 에어포항는 예상했던 것처럼 적자 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운항 4개월 만에 매각설이 돌고, 매달 4~5억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포항은 포항~제주와 포항~김포 노선에 각각 1대씩 2대의 비행기로 주 70회 운항하고 있다. 하지만 포항~김포 노선의 경우 탑승률이 50% 미만에 그쳐 수익률이 매우 낮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북도가 항공사를 설립하고, 운항 중인 에어포항을 합병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운영 주체만 바뀌는 것이나 다름없다. 경북도가 운영한다고 해서 항공사 수년 안에 흑자로 연착륙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앞선다.

도에 따르면 여론 수렴을 끝내고 8월 중 행정안전부에 설립계획서를 제출하고, 도 의회 조례를 제정한 뒤 이르면 올 연말 포항과 경주, 안동 등 지역상공인들을 상대로 투자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설립 초기에는 50인승 소형항공기 2대를 띄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자본금 400억 원이 필요한데 이중 경북도가 20억, 포항시가 20억 원을 각각 출자하고 투자자를 상대로 360억 원을 투자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당초 20억 원을 에어포항에 지원하려던 계획을 접고 아예 도가 항공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에어경북이 설립된다고 정했을 때 내년 연말께 어어 대구가 운항에 들어가면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노선 경쟁이 불가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수요 창출 노선으로 보고 있는 포항~울릉의 경우 아직 공항건설 자체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올해 공사 입찰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활주로 공사에 사용될 토석 확보문제에서부터 최근 기획재정부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풀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기재부는 국토부와 국방부의 직선항로 협의와 5600여 억 원의 사업비 적정성 재검토를 주문했다. 이 때문에 울릉공항 건설 착공이 언제 될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노선 운항 운운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기나 다름없다.

경북도는 앞으로 흑산도와 여수를 잇는 노선도 개발할 예정이라지만 이렇게 되면 고가의 비행기 도입은 물론, 운영인력의 확보, 공항 계류시설의 보완 등 투자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은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운항 이후 5년 정도 적자를 예상한다지만 이후에도 흑자로 전환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경북도는 항공사 설립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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