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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금리조작 의혹…제2금융권은 문제없나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6월27일 18시38분  
경남은행이 지난 5년간 1만2천 건의 가계대출에 대해 이자를 과다 책정해 25억 원을 부당하게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은행 측은 전산입력 과정에서의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은행 담당 직원이 고의로 금리를 높게 매겼거나 지점 또는 본사 차원에서 이를 묵인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씨티은행은 경남은행에 비해 이런 의혹을 덜 사고 있지만 고의성이 없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믿었던 은행권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소비자들의 불신과 분노가 상당히 크다.

더욱이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있다. 5년 전인 2013년 이전에도 이 은행들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 개연성이 상당히 있다. 오히려 더 많았을 수도 있다. 그전에는 대출에 대한 모범규준이 없었고 통제도 허술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대상이었던 10개 은행 외에 나머지 지방은행들에도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곳은 제2금융권이다. 저축은행, 카드, 캐피탈, 신용협동조합, 상호신용금고 등 비은행권은 내부통제 장치가 상대적으로 덜 돼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금감원은 오늘 광주, 전북, 제주, 대구 등 4개 지방은행과 특수은행인 수협은행에 자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2013년 이후 대출에 문제가 있었는지 자체 점검한 결과를 받아본 뒤 필요에 따라 검사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 정도의 조치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조사대상 기간을 최근 5년에서 이전으로 더욱 확대하고, 제2금융권도 철저하게 검사해야 한다. 대출이자 외에 예금이자는 과소 책정하지 않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그동안 금융기관들은 기준금리가 올라갔을 때 대출금리는 대폭 끌어올리고, 예금금리는 소폭 인상하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해왔다. 이 과정에서 규정 위반이 있었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금감원은 조사결과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해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고의성이 있다면 범죄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에 자신도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전에 대출금리 과다 책정에 대해 검사했으면서도 제대로 적발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기에 찾아내 엄하게 처벌하고, 예방적 조치를 확실히 했다면 이렇게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금융기관들도 스스로 내부통제 장치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남은행의 경우 감사위원장을 맡은 사외이사가 이 은행 출신이다. 이래서야 어떻게 내부의 잘못을 엄정하게 고쳐나갈 수 있겠는가. 금융기관들이 신뢰를 회복하려면 환골탈태의 자세로 고칠 것은 고치고,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자기들 마음대로 대출금리를 올리는 금융기관과 어떤 소비자가 거래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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