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출마·불출마 관측엇갈려···이해찬·김진표·최재성 의원 등
핵심 친문 인사 교통정리도 관건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26일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을 동시 교체한 데 이어 조만간 개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장관의 거취 결정도 이번 개각 포함 여부에 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정치권에 있으면 ‘출마합니다’라고 선언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은 내각에 있다”며 “대통령도 개각을 고민하신다니 그동안 업무 성과를 평가한 뒤 정치인 출신 장관들에게 돌아가도 좋다는 사인을 주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이런 발언은 당 안팎에서 당권 도전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해석되는 분위기도 있다.

이는 차기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김 장관이 당 대표로서 문재인 대통령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워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과도 닿아 있다.

다만 김 장관이 공석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개각 대상으로 지목된 3~4개 부처 장관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고, 검경수사권 조정 등 주요 현안을 챙기고 있어 그의 교체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김 장관 본인은 개각 포함 여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에 달린 사안인 만큼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한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고 우선 국정에 전념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장관 측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김 장관은 계속 쓰시겠다고 하면 내각에 남는 것이고 개각 대상에 넣으시겠다고 하면 당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우리 마음대로 사표를 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김 장관이 장관직을 내려놓고 정치권으로 복귀해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실제 당권을 거머쥐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는 그가 당권 도전을 결단하기 전 고려할 사항이기도 하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로 자천타천 10여 명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해찬·김진표·최재성·전해철 의원 등 이른바 핵심 친문(친문재인) 인사들 간의 의견 조율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만큼 이르면 이번주 안에 1~2명으로 ‘대표선수’가 좁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저마다 당권에 대한 의지가 강해 전당대회에 임박해서야 단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편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종걸·박범계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고, 설훈·송영길·이인영·김두관 의원도 물밑에서 선거 준비가 한창이다.

당 대표 선거와 분리해 치러질 최고위원 선거에는 4선의 안민석 의원을 비롯해 재선의 박광온 의원과 초선의 박주민 의원 등이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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