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이사회서 지원자 7명 중 교육부 추천 2명 무기명 투표 선정
최종 결정 전까지 함구키로···지원서에 정치성향 등의 내용 없어

경북대병원 전경
국립 경북대학교병원의 상임감사는 최윤희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경북도의원이다. 2015년 5월 20일 임명된 그는 지난해 받은 연봉만 1억1697만2000원에 달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이런 억대연봉을 받는 전국 13개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중 12명이 낙하산 인사였고, 10명은 새누리당을 비롯한 친 정권 인사였다. 2015년 9월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박혜자 의원은 “국립대병원 상임감사 인사권을 가진 교육부의 청와대 코드 맞추기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경고했었다.

더불어민주당이 집권여당이 된 지금, 경북대병원이 새 상임감사 찾기에 나섰다. 참고로 지난해 9월 4일 취임한 정호영 경북대병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처음으로 검증을 받고 임명된 케이스다.

경북대병원 이사회는 27일 임시이사회를 열어서 감사 모집공고에 응모한 7명 중에 교육부에 추천할 2명의 지원자를 선정했다. 11명의 이사 중 9명이 출석해 무기명 비밀투표로 2명으로 압축했다. 교육부가 최종 한 명을 선정하면 연봉 1억 원이 넘는 상임감사 자리에서 3년간 일하게 된다. 올해 상임감사 연봉으로 잡아 놓은 예산은 1억2047만9000원이다.

경북대병원 한 이사는 “최종 결정이 나기까지는 함구하기로 했다”면서 “지원서에 정치성향 등의 내용은 없었다”고 했다.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경북대병원 감사 공개모집 공고’는 ‘대한민국 국민이며, 국가공무원법 제33조(결격사유) 각 호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지 않는 자’를 자격요건으로 제시했다. 병원 재산 상황의 감사를 비롯해 회계 및 업무의 감사, 정관 규정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의 감사 등의 업무를 맡는데도 전문성을 따지는 자격요건은 없다. 심지어는 3년의 임기가 만료된 후 공개모집 절차를 거쳐 재임용도 가능하다고 돼 있다.

이정현 의료연대 경북대병원 분회장은 “지금까지 감사들이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며 “보다 민주적인 정부가 들어선 지금, 이제는 감사의 역할도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칠곡경북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부터 국립대병원이자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을 모두 살펴야 하는 만큼 상임감사는 정치와 무관하게 전문성이 있는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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