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표적인 예가 경부고속도로 공사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3월 1일 공사에 들어가 1970년 6월 27일 완공했다. 지금처럼 장비나 자재가 풍부하지도 않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장장 428㎞의 고속도로를 단 28개월 만에 완공했다.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짧은 공사 기간이다.
경부고속도로는 난공사구간이 많았다.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을 연결하는 옥천터널은 최대 난공사였다. 600m 남짓 되는 이 구간은 협곡이 많은 데다 지반이 약해서 돌과 흙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다. 당시 고속도로공사를 맡은 정주영 현대건설 사장은 전문가들이 6개월 이상 걸린다고 한 이 공사를 돌관공사로 단 25일 만에 마쳤다.
돌관작업은 요즘도 공사 기간이나 제품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산업 곳곳에서 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돌관공사 개념을 인정하는 법원의 판결도 있었다. 행정복합도시 이전 일정에 맞춰 공사를 해야 하는데 선행 공사인 토목공사의 부진과 크레인 노조의 파업으로 공사 기간을 맞출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철근콘크리트 작업을 돌관공사로 했기 때문에 공사 기간에 관계없이 하청 업체에 공사비용을 가감 없이 모두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이러한 돌관공사가 1일부터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으로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을 찾기 위한 정부 정책이다. 하지만 판결의 예처럼 불가피하게 돌관공사를 해야 하는 건설업은 물론 노선버스 업계 등 노동현장 곳곳에 문제점이 한둘이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근로자들의 수익이 준다면 워라벨을 공염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