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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된 韓 고찰…보존·관리 국제 수준으로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01일 18시27분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7~9세기 창건된 이 절들은 신앙뿐 아니라 수도와 생활 기능을 천 년 이상 유지했다는 점에서 인류가 지켜야 할 ‘탁월하고도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모든 문화재는 누가 인정하든 않든 고유의 가치를 지닌다. 그래도 우리 문화와 문화재가 세계가 지켜야 할 인류 유산으로 승인받은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세계유산 13건을 보유하게 됐다. 기쁘고 반갑다. 다만 우리의 문화재 보호 실태나 시민 의식 수준을 생각할 때 이 유산들을 잘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한국 문화재나 자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처음 등재된 것은 1995년이다. 이후 문화·자연 유산에 국민이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 덕분에 문화재와 자연환경 보존과 관리가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문화재가 많다. 남대문 방화의 악몽이 생생하다. 세계유산 등재에는 열심이면서, 막상 등재되고 나면 보존과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선양해야 할 가치로 보기보다 돈벌이나 홍보 소재로 삼으려는 경향도 엿보인다. 관광객 유치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치적 홍보 목적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사례도 있었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으면 국민은 물론 외국인의 관심도 커져 관광객이 늘어난다. 이를 계기로 지자체나 주민들이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것은 자연스럽기도 하다. 다만, 유산 보호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지나치게 경제적 목적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그 유산을 원형대로 잘 보존하라는 뜻이다. 유네스코는 유산 훼손 행위를 경계할 뿐 아니라 문화재의 인위적인 복원에도 반대한다. 이번에도 유네스코는 늘어날 관광객에 대응할 방안을 찾고 산사 안에 건물을 지을 때는 세계유산센터와 협의하라고 했다. 강력한 보존 정책을 요구한 것이다.

세계유산을 지키고 관리하는 데는 관리 주체나 소유자의 노력뿐 아니라 성숙한 시민 의식도 필요하다. 201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던 경주 양동마을은 늘어난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았다. 전시가 아니라 삶의 공간이었던 이 양반 씨족 마을은 유산 지정 후 한동안 관광객들의 무지하고 무례한 행동으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었다.

통도사 등 7개 고찰은 신앙, 수도, 생활이 이루어진 종합 승원이었기 때문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번 등재는 절 경내 유형문화재뿐 아니라 우리 불교가 쌓아온 무형의 가치에도 눈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 공동의 유산이 된 고찰들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유네스코 요구대로 종합적인 정비 계획이 세워져 체계적으로 관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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