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금에는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오랫동안 그를 기다렸다

방문을 열고 비를 볼 때면

그가 나를 스쳐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늦은 목단이 피는 오후면

아직 오지 않았다는 확신도 들었다

그가 칠월 생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그럴 때 왔다

그가 온다면 칠월이었으면 좋겠다

칠월이 지나면 태풍이 지나갔다




(감상) 장마나 태풍이 7월에 오는 것처럼 사랑에 대한 열병과 희망은 찾아옵니다. 그를 오래 기다린 것 같고, 그가 스쳐갔을 것 같고, 오지 않은 것 같고, 앞으로 올 것 같은 7월의 경계선에 누구나 서 있습니다. 운명의 손금처럼 당신 밖에 없으므로 당신 안에 들기 위해 계절은 순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순간의 당신이 정말 당신이 맞았는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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