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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03일 17시50분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기내식 없이 출발하는 이른바 ‘노 밀(no meal) 소동’이 시작된 지난 1일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여객기 80편 중 51편이 1시간 이상 지연되고, 36편은 노 밀 상태로 이륙했다. 사흘째인 3일에도 항공편 지연출발은 줄었지만 노 밀 운항은 중국, 일본 등 단거리 국제노선에 여전히 이어졌다고 한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의 김수천 사장은 이날 공식으로 사과하면서 이른 시일 안에 기내식 수급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의 사과는 대란 발생 사흘째 나온 것이어서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2∼3일 안에 기내식 정상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사태가 좀 더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좀체 가시질 않는다.

이번 대란이 벌어진 경위를 살펴보면 어이없고 황당하다. 소동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업체를 바꾸면서 비롯됐다. 아시아나 측은 기존에 하루 3만 명분의 기내식을 공급하던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 스카이세프그룹(LSG)과 지난달 계약을 끝내고 이달부터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신축 중이던 GGK 기내식 공장에 불이 나는 바람에 이달부터 3개월간 임시로 샤프도앤코에서 기내식을 납품받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하루에 불과 3천 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가 하루 2만∼3만 식이 필요한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주문을 감당하기엔 처음부터 어려웠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가 아시아나항공의 거액 투자 요청을 거부해 계약이 연장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이라면 납품업체를 상대로 한 대기업 ‘갑질’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시아나 측은 지난 2003년 루프트한자 계열 LSG에 기내식 공급을 맡기고 5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오다 지난해 계약연장을 대가로 금호홀딩스에 거액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LSG가 배임을 우려하며 거부하자 계약연장이 무산됐다고 한다. 아시아나 측은 1천600억 원 규모를 투자해준 중국 하이난항공그룹 계열의 게이트고메를 새 기내식 사업자로 선정했다. 한 법무법인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진이 자사가 아닌 금호홀딩스의 이익을 위해 기내식 납품업체를 바꾼 행위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며 소액주주를 대신해 주주대표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노 밀 소동 이틀째인 지난 2일 오전 발생한 샤프도앤코의 협력사 네 곳 중 한 곳의 대표가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사건은 경찰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샤프도앤코 협력사들엔 기내식 납품 30분 지연 시 납품가를 50% 깎겠다고 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진위를 반드시 가려야 한다. SNS 상엔 ‘사람을 죽음으로까지 내몬 갑질 횡포’라는 비난이 비등하다. 유족들도 경찰 조사에서 고인이 기내식 납품 문제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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