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4방 절경 일품···산수미관 둘러싼 '상선암'서 쉬어갑니다
미완성 불상 바위 정상 우측에 잘생긴 석조 약사 불상이 있었다. 지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진열돼 있다. 1915년 조선총독부가 조선 통치5년 치적 홍보용으로 경북궁 특설미술관에서 ‘조선물산공진회’를 열었다. 여기에 야외 장식용으로 전국 절터에서 18점의 불상을 수집해 왔는데, 이때 경주의 다른 불상 2점과 함께 차출된 것이다. 나중에 이 미술관이 총독부 박물관으로 바뀌고, 해방 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소속되면서 돌아오지 못하고 그대로 눌러앉아 있다. 보송한 얼굴에 통견을 하고 오른손은 항마촉지인, 왼손에 약함을 들고 있다. 중대석 8면에 향로와 불꽃이 새겨져 있고, 광배엔 다섯 개의 화불과 불꽃이 조각된 예쁘고 아름다운 불상이다.
상선암 요사채 길옆에 깨진 큰 바위인 양 누워있다. 옷 주름과 영총이 희미한 선각으로 남아있어 보살임을 알 수 있다. 상체와 팔, 다리가 결실되어 형상은 알 수 없지만 5∼6m의 대불로 추정된다, 입석보살상이 넘어지면서 파손된 것 같다.
상선암에서 가파르게 오르면, 큰 바위 면에 조각된 대좌불이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큰 불두는 바위 밖에 높은 돋음 새김으로 튀어나와 있고, 법의와 손발은 선각으로 앉아 있는 모습이다. 미소를 머금은 채 하화중생(下化衆生)을 기원하며, 하늘에 떠 있듯이 인간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불상 뒤편 상층 바위 군(群)을 ‘바둑바위’라고 한다. 신선이 내려와 남산 산천경계를 구경하며 바둑을 두었다는 곳이다. 또 신라 악상 옥보고가 거문고를 즐겨 켰다는 금송정(琴松亭) 터가 그 옆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 남산 4방과 멀리 경주 시내로 이어지는 풍경이 정말 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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