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면 온도 높으면 발달 촉진···한반도 영향 미칠 가능성 낮아
8~9월 발생 태풍이 최다 강수량···국가별 10개씩 태풍 이름 제출
가장 큰 피해 준 태풍은 퇴출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4일 동해상으로 빠져나간 가운데 이날 오전 3시 괌 남동쪽 약 260km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저압부(TD)가 제8호 태풍 ‘마리아’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4일 오후 3시 기준 최대풍속 15㎧에 시속 3㎞의 느린 속도로 괌 남동쪽 약 220㎞ 부근 해상을 지나는 중이다.

이 열대저압부는 홍콩과 상하이를 향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상청은 태풍의 이동속도가 빨라질 경우, 북위 25˚~30˚ 부근의 전향점을 거치며 진로가 바뀌어 한반도와 일본 오키나와에 상륙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열대저압부는 태풍보다 한 단계 약한 열대성 저기압의 일종으로, 세계기상기구(WMO)는 열대저기압을 최대풍속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한다.

열대 저압부(Tropical Depression)는 중심 최대풍속이 17㎧ 미만, 열대 폭풍(Tropical Storm)은 중심 최대풍속 17~24㎧, 강한 열대폭풍(Severe Tropical Storm)은 중심 최대풍속 25~32㎧, 태풍(Typhoon)은 중심 최대풍속 33㎧ 이상이다.

한반도와 가까운 북서태평양 해역에서는 연평균 9~12개의 태풍이 만들어진다.

이들 중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균 2.2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태풍의 수명은 7~10일 정도며 적도 부근 바다에서 뜨겁고 습한 공기를 머금은 채 발생한 태풍은 북상하며 바닷물 온도가 낮은 지역에 도달하거나 육지에 상륙해 더 이상 수증기 공급을 받지 못할 때 자연스럽게 소멸된다.

국가태풍센터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 최다강수량을 기록한 10개의 태풍은 모두 8~9월에 발생했다.

1위는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미친 태풍 ‘루사’로 일 최다강수량은 강릉에서 870.5㎜, 최대순간풍속은 제주도 고산지에서 56.7㎧로 기록됐다.

특히, 강원도 지역에 막대한 강수를 기록하며 이재민 8만 8000여 명, 사망·실종 246명, 재산피해 5조 1419억여 원 등의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태풍센터는 남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26℃로 평년보다 약 2~3℃ 높아 태풍의 발달을 촉진하는 에너지원이 충분히 공급돼 피해가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이 외에도 지난 2007년 9월과 2003년 9월에 각각 발생한 태풍 ‘나리’와 ‘매미’도 일 최다강수량 10위에 포함됐다.

한편, 지난 2000년 ‘ESCAP/WMO 태풍위원회’에서 태풍의 직접적 영향권에 있는 국가들의 태풍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회원국의 고유한 이름을 붙이면서 서양식 이름만 사용되던 태풍에 동양식 이름도 함께 사용되기 시작했다.

태풍 이름은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140개 이름이 조별 28개씩 5개 조로 분류돼 순차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한국과 북한도 각각 10개씩 20개의 한글 이름을 제출해 한국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매년 열리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을 짓는다.

지난 2005년 일본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나비’는 이후 ‘독수리’로 대체됐으며 2003년 한반도 남해안을 강타한 ‘매미’도 ‘무지개’로 바뀐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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