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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으로 배운다] 6. 문화재 지진피해 복구·예방대책

선조 지혜 담긴 소중한 문화재, 지진 피해복구·예방 필요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08일 15시59분  
2016년 국내 최대 규모의 지진 피해를 입은 첨성대 앞에서 경주시 문화재과 관계자가 복구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왼쪽). 지진 발생 이후 첨성대 12단 개구부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자동계측시스템을 설치해 지진 가속도 데이터 분석 등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관식 기자 yks@kyongbu.com

1. 9·12 경주지진 그 후
2. 11·15 포항지진 그 후
3. 이탈리아 아마트리체 지진현장을 가다
4. 로마에 산재한 문화재, 그리고 지진피해 복구·예방대책
5. 이탈리아 문화재 담당자 인터뷰
6.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문화재 지진피해 복구·예방대책

2016년 9·12 경주지진을 시작으로 지난해 11·15 포항지진 발생 이후 경북 동해안의 문화재 피해현황과 복구상황을 점검하고, 2016년 8월 강진으로 수백 명의 목숨은 물론 중세시대 교회 등의 문화재를 잃은 이탈리아 아마트리체 현장과 지진에서 더는 자유로울 수 없는 이탈리아 로마 현지의 문화재를 둘러보고 어떻게 더 큰 지진에 대비할지를 제시했다. 이번 시리즈 마지막 편에서는 문화재 관리·보호 당국인 문화재청과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문가들을 통해 건축 재료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이는 문화재의 특성을 반영한 종합적인 피해복구와 예방대책을 제시한다.

“원형보존 위해 내진성능 평가 후 안전대책 세워야” 

▲ 김덕문 국립문화재연구소 안전방재연구실장

△경주 지진을 계기로 지난해 설립한 안전방재연구실은 어떤 역할을 하나

-실장, 연구관, 연구사 등 16명으로 구성된 안전방재연구실은 지진 등 자연재해로부터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각 건축문화재가 위치한 환경과 구조 원리를 파악하고, 해당 문화재의 내구성이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유지·관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문화재가 소재한 주변 지형·지질기반을 비롯해 기후환경 등에 대한 조사와 더불어 홍수량 평가, 풍하중 안전성 평가 등 각종 재해대응 연구도 기획하고 있다. 무엇보다 평상시 주기적은 계측조사를 통해 구조적 이상 유무를 파악하고, 계측조사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해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판단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경주 첨성대와 경복궁 근정전, 석굴암 보존 환경 등에 대해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중요 건축 문화재, 지역별 기표 문화재에 대해 상시계측을 확대할 방침이다.

△문화재는 특성 상 역사적 가치가 있는 원형을 보존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가 되는데, 재료에 따라 다른 지진 대응 특성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개별 건축 문화재에 대한 기초·지반상태와 구조특성에 따른 내진 성능평가를 통해 안전대책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문화재관리라는 게 고유의 가치가 손상되지 않도록 원형을 보존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구조보강이라 하더라도 원형 침해나 일부 상실도 생기지 않도록 신중하고 지혜롭게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진 대응 성능이 목조가 강성이 크고 석조인 조적조가 취약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화재에는 일반론을 절대적 평가 기준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목조는 철골구조처럼 접합부를 연결 조립하는 가구 식 구조여서 지진에 보다 안전하다. 그래서 재료 건전성 유지와 지진진동과 같은 동적하중과 횡력에 대한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창방, 인방, 보, 도리, 등 횡 방향 부재와 접합부 건전성 유지에 대해 집중해서 관리해야 한다.

석조는 모형 지진진동실험 등 연구결과, 대칭성에 따른 구조 중심축과 무게중심, 기단·기초에 설치된 적심에서 지진진동 분산감소 등에 의한 내진성능이 확인되고 있다. 구조 중심축 확보와 밀실한 적심 상태 유지, 기초구조 안정성 확보 등을 지진 대응 주안점으로 꼽을 수 있다.

△실제 연구도 있었나

-첨성대는 모형 지진진동 실험연구에서 대략 1000년 주기 규모 지진까지는 견디는 내진성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현재 구조 중심축이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 안심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게 사실이다. 지진진동 실험연구에서 흥미로운 점은 9·12 지진에서 흔들리며 이동했던 최상단 정자석이 실험에서도 2400년 주기 지진 크기에서 정자석이 탈락하고 모서리 접합부가 파손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최상단 정자석 일부 모서리 훼손상태는 과거 지진피해 흔적으로 추측된다. 석굴암이나 불국사 석가탑 등은 지진위험도 평가연구에서 2400년 주기 지진에도 견딜 정도로 특등급 수준에 이르는 내진성능이 대단히 큰 문화재로 파악됐다. 실제로 9·12 지진 때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진위험지도 구축 진행 과정은 어떻게 되나

-체계적인 지진 대응을 위해서는 건축문화재가 가진 고유의 지진 대응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서 경주지역에 대한 건축 문화재 지진위험지도를 제작하고, 2020년까지 문화재가 집중 분포하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위험지도 제작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경주 첨성대나 불국사 삼층석탑과 같이 기표 문화재에 대해서는 연 1~2건을 선정해 모형 지진진동실험 등을 실시하고, 구조적 취약부 등에 대한 사전 검토를 통해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진은 사전 예측이 불가능하며, 무분별한 보강은 문화재 고유 가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이나 이탈리아의 지진 대응 사례들 속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

-일본이나 이탈리아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지진이 잦은 곳이며,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도 이들 지역에 대한 피해 상황이나 피해 이후의 응급 복구, 수리 방침, 피해 조사 방안 등에 대해서도 현장 조사 등을 통해 관련 자료 등을 수집하고 있다.

재해는 예측이 불가한 자연현상이다. 일본의 경우 수많은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으며, 이탈리아 또한 많은 피해를 겪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에 대한 보강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으며, 문화재 고유의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재해대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가 보는 문화재는 이미 수많은 재해를 견디어 낸 것들이며, 이미 이들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못한 우수한 재해대응력을 갖고 있는 선조들의 기술이 내재 돼 있다. 선조들의 지혜로 이뤄진 역사적 기술을 조사·연구해 보다 정밀하고 정확하게 실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재 현장 초기대응 가장 중요”

▲ 도중필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9·12 경주지진과 11·15 포항지진이 준 교훈은

-전국 어디에서나 지진이 일어나고 소중한 문화재를 잃을 수 있다는 시사점을 안겼다. 무엇보다 대규모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지진에 따른 문화재 피해복구와 예방대책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 됐다.

△규모 7.0 이상의 더 큰 지진 발생 우려가 크다. 대비책은

-재난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문화재 맞춤형 지진위험지도 작성 등을 통해 지진방재 기반을 구축하겠다. 지진 등 재난 발상 때 현장대응 능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문화재 현장별 재난대응 매뉴얼을 작성해 운영하고, 문화재 소유자·관리자들에게 재난대응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문화재돌봄이단을 응급복구단으로 구성해 운영하는 등 신속한 복구역량 강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긴급복구비 예산도 40억 원을 편성해 유사시 지원할 방침이다.

△지역 커뮤니티의 방재능력도 매우 중요하다.

-지진 발생 때 문화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의 초기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문화재 현장별로 실시하고 있는 재난대응훈련에는 관련 기관과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지자체 담당자와 문화재 안전경비원을 통해 재난대응체계를 점검하는 등 문화재 현장 방재능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문화재 소유자와 관리자에 대한 현장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재 방재 사물인터넷(IoT) 체계 구축 성과는

-문화재 방재시설에 첨단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이동체 식별, 위치추적 기능 등을 담는 작업인데, 재난 상황을 조기에 인식하고 신속하게 전파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올해 충남 보령 성주사지 석조문화재 등 3건에 대해 시범 설치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2022년까지 국보·보물 등 중요문화재 320건에 문화재 방재 사물인터넷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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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수 기자

    • 배준수 기자
  • 법조, 경찰, 대학, 유통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