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서

안 들어온다. 광교나 수원 어디쯤에서 봤다는 사람도 있고 동네
어디서 골목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는 사람도 있고

대부분 바닥만 보고 다녀서

뭐 찾는 것 있어요? 그런 말을 자주 듣는 편이지만 정말 바닥까지
간 건 아닐 것이다.

나가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사람들처럼 어디에나 있어서 들어오지 못하
는 것일 수도 있다.




(감상)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어디로 돌아다니는 걸까. 인생을 막 살지 않고 정말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았다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어디에나 있어서 들어오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디에나 있” 는 공공장소이기에 무탈하게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공공장소는 바닥까지 내려갈 수 없고, 남을 속일 수 없고,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 있는 한, 멀리 있어도 그는 본래의 모습을 간직할 것이고, 마음속으로 이미 들어오고 있을 것이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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