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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이후 일본의 대북전략

박창건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등록일 2018년07월09일 15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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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창건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

2018년 6월 12일에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은 70여 년간 적대관계를 지속해 온 양국 간 신뢰 형성과 관계 정상화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성과를 남겼다. 이 회담에서 도출된 공동성명은 당초 미국 내 많은 기대와 달리 비핵화의 합의문이 아니라, 양국 간 관계개선의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한 포괄적 정치선언문적 성격을 띠고 있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 선거를 겨냥하여 북한의 완전화 비핵화 이행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시키기 위해 후속 협상 국면에서 기존의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식의 강경 드라이브에서 한발 물러나 판이 깨지지 않게 상황을 관리하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 7월 5일 마이클 폼페이오(Michael Richard Pompeo) 미 국무장관은 비핵화 일괄 타결안을 만들 것을 목표로 방북했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논의로 변경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은 북미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전향적인 움직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과 행동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고노 타로(河野太?) 외무상은 북미정상회담의 계기로 북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고 ‘북한이 핵·미사일 문제 해결과 일본인 납치문제도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경우 대화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2002년 평양선언 도출의 실무를 담당했던 다나카 히토시(田中均) 전 일본 외무성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북한이 비핵화의 프로세스가 명확해지는 단계까지 3가지의 C를 통해 대북 압력(Pressure) 외교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첫째는 일본의 최대 현안인 일본인 납치문제 등에 대해서도 ‘납치문제와 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간 중국 및 러시아와 긴밀히 연대(Coordination), 둘째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주한미군의 축소·철수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면밀히 분석하여 주일미군의 역할과 이를 대체(Contingency)할 수 있는 계획 수립, 셋째는 한반도 정세의 변화를 지켜 보면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북일국교정상화 교섭을 위한 북한의 대외정책결정자들과의 밀접한 대화(Communication) 채널 구축이다.

비록 ‘재팬 패싱(Japan Passing)’ 논란이 있지만, 일본은 북미 국교정상화를 기다리면서 북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교섭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 외무성은 지난 7월 1일부터 한반도 외교를 담당하는 ‘동북아과’를 한국 담당의 ‘제1과’와 북한 담당의 ‘제2과’로 조직체계를 분할·신설하였다. 제2과는 일본의 대북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로써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준비와 관련된 실질적인 업무를 총괄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의 운전자로서 북미 후속 협상의 성공을 위한 중재·촉진자 역할을 통해 대북 관여정책의 폭을 넓히면서 남북관계가 북미 합의 이행 및 한반도 평화 구축에 적극적인 노력을 견인하고 있는 한국은 일본의 대응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도쿄 축을 활용한 대미외교, 대중외교, 대러외교를 통해 대북정책의 레버리지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서 한미일, 한중일, 한러일 등 소다자주의 협력체제를 탄력적이고 유연한 외교를 펼칠 수 있는 일본이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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