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체감 평형기능 직접 영향"···칠곡경대병원 유명훈 교수 발표
연구에 따르면, 지진 경험 환자 65명 중 처음으로 어지럼을 경험하거나 기존 어지럼이 악화했다고 답한 환자가 10명에 달했다. 15% 비율이다. 유 교수는 “지진이 발생한 뒤 한참 지나서 설문조사 방식으로 조사한 탓에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악화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유의미한 통계”라면서 “본진이나 여진 강도가 더 큰 일본의 연구에서는 수백 명 단위로 귀 안의 평형기관 기능검사까지 마쳤는데, 지진이 어지럼증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또 65명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이 의심되는 환자 11명 가운데 지진 때문에 어지럼이 악화한 환자가 6명으로 나타났다. PTSD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지진으로 어지럼이 생기거나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PTSD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 54명 중 4명만 지진 이후 어지럼이 악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 교수는 “큰 규모의 지진은 귀 안의 평형기관, 시각·체감 평형기능의 교란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고, 반복되는 여진으로 불안증과 어지럼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경주·포항의 지진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지진 후 어지럼에 대한 관심과 상담·치료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