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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규 문학평론가
2011년 3월 11일 일본 산리쿠해 근해에서 발생한 강도 8.2도의 대지진과 23m 높이의 쓰나미가 후쿠시마현을 중심으로 인근 해안 도시를 한순간에 쓸러 가 버린 자연 재난사건으로 고통받는 주민은 물론 일본열도가 들끓는 그 와중에 이시하라 신따로 전 도쿄도지사가 일본인과 일본 정부를 빗대 천벌을 받았다. 천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물론 위안부관련 일본 지도자들의 망언에 대해 한 말은 아니지만 일본이 천벌을 받았다고 그것도 마땅하다고 한 말은 평소 일본인 자기들 생각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한마디로 나타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시하라 신따로 그 사람 친한파 인물이 아닌 극우세력 중 대표적인 사람이다. 특히 독도와 위안부에 대해 억지를 일삼는 자다. 그런 그가 천벌이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일본인으로서 일말의 양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일본인들의 태도를 보면 민족정신의 근간에 이중인격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것이 그들은 어려서부터 메이와쿠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자’고 가르치고 있다. 그런 국민정신이라면 세계인들로부터 박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하는 언행은 그렇지 못하다.

일례로 그들은 독일과 이탈리아와 함께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그런 그들이 당시 저지른 범죄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고 청소년들에게 역사바로잡기를 내세우면서 거짓역사를 가르치고 있다. 그게 일본 정치인들이다. 일본인 정치인이라고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이 아니다. 그래서 안타깝다는 것이다.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 왜냐면 진위 선악을 구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이성과 자극에 대하여 느낌이 일어나는 능력인 감성이 있어서다. 그런 이성과 감성 속에는 그 어떤 동식물이 가질 수 없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다. 그리고 반성할 줄 알아서다. 그런데 그들은 아니다.

2차 세계대전을 함께 일으켜 무고한 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독일 게르만민족은 피해 당사국은 물론 전 세계 인류를 상대로 1970년 빌리브란트 총리가 바르샤바전쟁 희생자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속죄 용서를 빌었다. 뿐만 아니라 독일은 세계대전 당시 독일 최대의 강제수용소이자 1941년 유대인 약 400여 만 명을 집단학살한 아우슈비츠수용소를 복원 그 잔인했던 실상을 세계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피해당사자들에게는 최선의 피해보상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독일과 똑같은 전범국 일본인들은 반성은커녕 2차 세계대전 당시 선인들이 저질은 죄상을 철저히 숨긴다. 그뿐 아니라 오히려 당시를 미화 후세대들에게 교육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다시 말해 일본인 정치지도자들은 당시 저지른 잘 못된 점을 자신들의 입지를 위해 최대한 이용하는 등 인간이 가진 기본양심까지도 저버리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 점을 아는 건지 이시하라 신따로 전 도교도지사가 2011년 3월 11일 일본 산리쿠해 근해에서 발생한 대지진을 두고 일본이 천벌을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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