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에서만 1년 두 학기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가 1만6000개나 됩니다. 교내 카페들의 협조를 얻어 빨대 줄이기 포스터를 붙이고, 소비량을 조사, 통계화해서 환경오염 주범 빨대 사용하지 않기 운동을 전개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8일 한동대학교에서 이색 수업이 진행됐다. 다양한 환경문제를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연구해 발표하는 ‘환경과 인간’ 수업의 과제 발표가 진행된 것이다. 이날 4개 그룹이 폐 휴대폰과 폐 플라스틱 재활용 등 대안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의 문제점을 ‘Why Not Be Straw Free’란 주제로 발표한 팀이 눈길을 끌었다. 전국의 일반 종합대학에 비해 비교적 학생 수가 적은 한동대학에서만 1년 동안 사용되는 빨대가 1만6000 개나 된다는 조사 결과에 참석자들이 모두 놀란 표정이었다.

올해 1월 미국 CNN은 미국인이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빨대 수가 5억 개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를 모두 연결하면 지구를 두 바뀌나 돌 수 있고, 빨대만으로 스쿨버스 125대를 가득 채울 수 있다고도 했다. CNN은 또 매년 800만t의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에 버려진다며 2050년에는 바다에 물고기보다 더 많은 플라스틱이 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15년 코스타리카 연안을 탐사하던 미국 한 대학의 연구팀이 콧속에 10㎝가 넘는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고통스러워 하는 바다거북을 발견, 빨대를 뽑아주는 영상은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생물에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상징적으로 생생히 보여주었다. 연간 플라스틱 섭취로 죽어가는 바닷새가 100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 세계 9개국서 판매되는 생수 93%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등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돌고 돌아 인류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적 다국적기업 스타벅스가 2020년까지 모든 매장에서 일회용 빨대를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스타벅스가 연간 사용하는 일회용 빨대는 10억 개나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플라스틱 빨대 뿐 아니라 플라스틱 과대 포장 등 문제가 심각하다. 국가적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지경이다. 이제 우리 스스로 커피숍에서 “빨대 안 주셔도 됩니다”라고 손사래부터 쳐야 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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