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서상만 시인의 신작 시집 ‘늦귀’(책만드는 집)에는 표제 시 ‘늦귀’를 비롯한 82편의 시가 담겨 있다.

서상만 시인은 마음을 움직여 시로 드러내는 과정에 충실한 시인이다. 시와 삶을 분리하지 않고 시학을 심학의 연장선에 둔 전통적 사유의 자장 안에 두고 있다. 새 시집을 통해 새롭게, 그가 궁구한 노경(老境)의 에스프리를 접하게 된다.

서상만 시인의 시는 노경의 청담(淸淡)과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어온 유년의 푸른빛이 노년의 맑음으로 생성하고 있다. 그는 이미 저항과 체념 사이의 노년을 넘어서 유기적인 생명의 흐름을 체화했다. 몸의 질량을 이겨내고 삶과 사물을 민활하게 공감한다. 머무르면서 기다리는 시간은 이제 자신의 것이 됐다. 그의 시는 팔순을 바라보는 그의 마음을 대변한다. 시와 더불어 새로운 자아와 새로운 경계를 견인하는 서상만 시인이야말로 현금의 노년시를 대표하는 보기 드문 개성이 됐다.

경북 포항시 호미곶 출생인 서 시인은 자유시집으로 ‘시간의 사금파리’(시와시학사), ‘그림자를 태우다’(천년의시작),‘모래알로 울다’(서정시학), ‘적소(謫所)’(서정시학), ‘백동나비’(서정시학), ‘분월포(芬月浦)’(황금알), ‘노을 밥상’(서정시학), ‘사춘(思春)’(책만드는집), 동시집으로 ‘너, 정말 까불래?’(아동문예), ‘꼬마 파도의 외출’(청개구리), ‘할아버지, 자꾸자꾸 져줄게요’(아동문예) 등을 출간했다.

월간문학상, 최계락문학상, 포항문학상, 창릉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