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차례 행사에 1천756억 투입하고도 수입은 801억 고작
관광객 유치 한계···조직 축소해 신설 문화관광공사 편입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전경.
경북도 산하기관인 문화엑스포가 국내외에서 9차례 열린 엑스포에 1천700억원을 투입했으나 수입은 사업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와 경주시 등이 자본금 104억원으로 설립한 문화엑스포는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외에서 모두 9차례(국내 6·해외 3)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했다.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13년 터키 이스탄불, 2017년 베트남 호찌민에서 해외 엑스포를 했고 나머지 6회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서 행사를 열었다.

9차례 엑스포 행사에는 총 1756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갔다.

1998년 1회 행사에 404억원, 2000년 2회 때 355억원이 들어가는 등 앙코르와트 엑스포(60억원)를 제외하고 행사 때마다 100억∼400억원 사업비를 투입했다.

본 행사 사업비 외에 각종 부대행사 비용도 상당해 들어간 예산 규모는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9차례 엑스포 수입금은 801억원으로 사업비 절반에도 못 미친다.

1회 때 210억원으로 수입이 가장 많았고 2회(138억원)와 3회(154억원)때만 100억원 대 수입을 올렸지만 나머지는 수입이 100억원을 밑돌았다. 앙코르와트 엑스포는 수입금이 2억원에 불과했고 100억원을 투입한 지난해 베트남 호찌민 엑스포도 16억원에 그쳐 밑지는 장사를 한 셈이다.

도는 최근 몇 차례 행사는 입장료를 받지 않아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국내외 행사가 없지만 엑스포공원 운영과 사업 예산으로 231억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도는 문화행사는 흑자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고 특히 해외에서 여는 행사는 경북과 한국 문화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해당 국가와 관계 개선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엑스포 행사 때마다 막대한 돈을 들이는 만큼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취임 후 문화엑스포 기능과 행사 축소 쪽으로 방침을 정했고 조직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외 엑스포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사업비 대비 효과도 기대 이하라는 것이 이유다.

또 국가적인 문화행사로서의 위상이 부족하고 행사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도는 이에 따라 문화엑스포 행사와 관광객 유치 기능을 앞으로 신설 예정인 문화관광공사로 넘긴다는 방침이다.

문화엑스포에는 공원 관리와 운영에 필요한 인원만 남기고 예산도 대폭 조정할 계획이다.

문화관광공사는 도내 시·군과 대구시 공동 출자 방안을 검토했으나 절차에 2년 이상 걸려 관광기금 조성과 관광 프로그램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청에 관광마케팅과를 신설해 문화관광공사와 함께 관광객 유치를 전담시킬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해외 엑스포가 외국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고 들어가는 예산 만큼 효과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문화관광 전담조직을 만들어 인력과 예산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경북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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