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이 일제히 개장했다. 포항 칠포해수욕장과 영일대해수욕장 등 포항지역 해수욕장은 이미 지난달 23일 개장했고, 지난 주말에 경주와 영덕 울진지역 해수욕장이 모두 문을 열고 피서객들을 맞고 있다. 이들 해수욕장은 8월 중순까지 약 두달 간 개장한다.

하지만 경북지역 해수욕장의 인기가 옛날 같지 않다. 경북도는 물론 해당 지역 시군이 해수욕장의 관리와 운영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경북 해수욕장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고 있지만 해마다 피서객들이 줄고 있다. 지난해 경북 25개 해수욕장에 525만 명의 피서객이 찾아 2016년 보다 피서객이 5% 정도 감소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달 전국의 이색적이고 특별한 해수욕장 9곳을 선정, 발표했는데 경북지역 해수욕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선정된 곳은 부산, 전남, 경남, 강원 지역 해수욕장이었다. 선정 해수욕장들은 개장 기간 동안 현장평가와 폐장 후 평가위원회의 심의 위원회를 거쳐 뽑혔다. 평가 항목을 보면 시설관리와 운영, 안전과 환경관리, 이용객 편의 만족도 등이다. 경북지역 해수욕장들이 이 같은 객관적 평가에서 한 곳도 선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관리와 운영 등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하는 것은 바가지요금과 쓰레기 등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진 점도 있지만 피서철이 되면 많게는 하루 20여만 명이 해외로 떠난다. 이렇게 피서철 코리아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것은 따지고 보면 깨끗하지 못한 휴양지에서의 바가지요금이 한몫한다고 봐야 한다. ‘한철 장사’라며 바가지 요금으로 피서객들의 기분을 잡치게 하는 것이 국내 관광을 죽이는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해수욕장의 숙소는 부르는 게 값이다. 주차 요금도 평상시보다 2~3배를 받기도 한다. 해변 모래톱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평상이나 파라솔 하나를 빌리는데도 몇만 원씩하고, 정갈하지 못한 음식도 값을 제 맘대로 부른다. 이 때문에 아예 피서를 떠나는 사람들은 집에서 먹을 것을 싸들고 간다.

피서지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은 손님을 쫓고 내년에도 장사를 망치게 하는 악순환의 대표적 원인이다. 자치단체나 물가 당국이 피서지 물가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수욕장 상인단체는 물론 상인 스스로 바가지 요금부터 근절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만 피서객들이 내년에도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을 다시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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