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지구는 왜 둥근가?’를 물었다. ‘창조주인 신이 축구 팬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축구는 인간의 본성과 영혼이 응축된 스포츠게임이다. 축구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고 전쟁이 멈춘 일도 있었다.

1969년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월드컵 예선전에서 엘살바도르가 경기에서 이기자 온두라스가 외교를 단절하는 바람에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이 일어났다. 이 전쟁으로 약 4000명이 죽었다.

코트디부아르가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 진출한 2006년 대표팀 주장 드로그바가 TV에 나와 무릎을 꿇고 호소했다. “우리 조국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1주일 만이라도 전쟁을 멈추어 주십시오” 이 호소로 정부군과 반군 간의 5년간 끌어오던 내전이 끝났다.

“만약 너희 들이 이기면 죽음을 면치 못하리라” 1942년 독일 나치의 점령하에 있던 우크라이나 키예프 축구팀은 독일과의 경기에 앞서 나치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독일은 축구를 통해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싶었다. 죽음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키예프팀은 독일 대표팀을 격파했다. 경기 후 11명의 키예프 선수는 유니폼을 입은 채 총살당했다. 죽음도 축구에 담긴 키예프 선수들의 영혼을 꺾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나는 축구를 통해 도덕과 의무감을 배웠다” 17세 때까지 축구선수였던 프랑스의 노벨상 수상작가 알베르 카뮈의 명언이다. 결핵 때문에 축구를 그만 둔 카뮈에게 친구가 물었다. “만일 건강이 허락했다면 축구와 문학 중 어떤 삶을 선택했을 것 같나?” “당연히 축구지. 그것을 질문이라고 하고 있나”

월드컵은 인류 최고의 축제다. 출전선수가 736명에 불과하지만 2만 명 이상이 출전하는 최대축제 올림픽과 중계료가 비슷하다. 월드컵 결승전은 세계인구의 4분의 1인 16억 명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를 시청한다. 축구 아니고는 이렇게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행사는 없다.

춤추듯 상대를 제치고, 골 라인을 향해 질주하는 축구는 예술이다. 지구 상에서 가장 획득하기 어려운 타이틀이 ‘월드컵 우승’이라고 한다. ‘예술축구(아트사커)’ 프랑스의 월드컵 우승은 축구가 예술임을 입증한 것이다. ‘아트사커’는 위대했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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