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음력) 염천’이라더니 지구가 헉헉거리고 있다. 올 여름 더위는 유독 심한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도 폭염 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 지구 북반구의 대기권 상층부에 발달한 열돔(heat dome)이 솥뚜껑 같이 뜨거운 공기를 가두고 있기 때문이다.

북아프리카 알제리 사막은 51.3℃까지 기온이 올라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만의 쿠리야트 지역도 한밤 42.6℃를 유지하면서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아시아에서도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구·경북 지역 곳곳이 낮 최고기온 35℃를 웃돌고 있다. 울릉도를 제외한 대구·경북 모든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17일 낮 최고기온은 영천·경주 38℃, 포항·대구 37℃까지 치솟았다. 일본 도쿄도 지난 15일 38.8℃까지 기온이 올라 7월 최고기록을 42년 만에 경신했다.

숨이 턱턱 막히는 가마솥 더위가 일주일 가까이 기승이다. 이렇게 폭염이 계속되는 것은 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세력을 크게 확장한 것이 첫째 원인이다. 거기에 중국 내륙에서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이 열기를 보태면서 비나 소나기 없이 푹푹 찌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중국 티베트 고기압과 남동 해상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확장해 두 세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열돔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16일은 초복이어서 날씨가 더욱 뜨겁게 느껴졌다. 수년 전 한 기관에서 복날 기온과 평일의 기온을 40년간 비교해 보았더니 복날이 앞 뒷날 보다 실제로 조금 높게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기상학적으로 복과 관련이 없는 우연일 뿐이라고 했다. 어찌 됐든 ‘삼복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 ‘삼복더위에 소뿔도 녹아내린다’는 속담처럼 삼복 기간은 여름 혹서기와 겹친다.

이제 초복을 지났을 뿐인데 중복, 말복까지 더위가 얼마나 기승을 부릴 지 걱정이다. 기상청은 한낮 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 될 때 발령하는 폭염 특보를 내리면서 폭염이 한 달 이상 지속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농어촌의 노약자들은 물론 도시지역의 에너지 빈곤층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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