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온 2호기' 시험비행 중 10m 상공서 '곤두박질'
부상 1명 병원 이송…軍 사고위원회 원인 조사 착수

20180717026480_PYH2018071724510005300_P2.jpg
▲ 17일 오후 상륙기동헬기(MUH-1) 1대가 추락해 승무원 6명 가운데 5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한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 비행장 활주로에서 군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연합
포항 군 부대 내 비행장에서 헬기가 추락해 5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17일 오후 4시 46분께 포항시 남구 해병대 1사단 내 활주로에서 정비 후 시험비행 중이던 헬기가 약 10m 상공에서 추락해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조종사 김 모(45)중령, 부 조종사 노 모(36)소령, 정비사 김 모(26)중사, 승무원 김 모(21)하사와 박 모(20)상병 등 총 5명이 숨졌고 정비사 김 모(42)상사는 탈출에 성공했으나 중상을 입은 채 울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 헬기는 전소됐으며 군은 이날 오후 5시께 자체적으로 진화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사고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락한 헬기는 지난 1월 10일 해병대가 인수한 상륙기동헬기(MUH-1) ‘마린온’ 1·2호기 중 2호기로 파악됐다.

마린온은 해병대가 도입한 첫 상륙기동헬기의 명칭으로, 해병대를 뜻하는 ‘마린(MARINE)’과 ‘수리온(SURION)’을 합성한 이름이다.

수리온은 한국형 기동헬기를 지칭하며 마린온은 수리온를 개조해 만들었다.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2013년 상륙기동헬기 개발에 착수해 2015년 1월 처음 비행한 후, 함정·해상 환경의 비행 성능 검증을 받고 지난 2016년 1월 개발을 완료했다.

수리온을 기반으로 한 마린온에는 함상 운용을 위해 주 로터(헬기의 회전익 부분) 접이 장치가 추가됐다.

지상·함정 기지국과의 교신을 위한 장거리 통신용 HF 무전기, 전술항법장치, 보조연료탱크 등도 탑재됐다.

최대 순항속도는 시속 265㎞에 달하고 2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최대 탑승 인원은 9명이고 7.62㎜ 기관총 2정을 장착하고 있다.

마린온 1·2호기는 훈련 비행과 최종 임무 수행능력 평가 등을 거쳐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었다.

해병대는 마리온 헬기 2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모두 28대를 도입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한미연합작전을 통해 미군 상륙기동헬기에 의존해야 했던 해병대는 마린온 인수로 45년 만에 항공전력을 보유하게 된 상황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같은 날 오후 4시 50분 도착 예정이었던 대한항공 여객기는 40분 가량 늦은 오후 5시 29분에 도착하기도 했다.

한편 포항에서는 헬기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20일에는 포항시 남구 장기면 정천리 훈련장에서 해병대 헬기 레펠 훈련을 지원하던 중 해군 6항공전단 소속 UH-1H 헬기 1대가 착륙 도중 원인 미상으로 불시착했다. 다행히 숨진 사람은 없었고, 탑승자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또 해군의 링스 작전헬기 1대가 지난 2016년 9월 26일 한미 연합 훈련 중 동해상에 추락해 해군 6항공 전단 소속 탑승자 3명이 안타깝게도 숨졌다.

앞서 지난 2004년 4월 16일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선 해군 항공 전단 소속 UH-60헬기 1대가 남구 연일읍의 논바닥에 추락해 기장 등 4명이 모두 숨졌다.

지난 2012년 6월 29일에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강사리 인근 논바닥에 훈련비행 중이던 주한미군 소속 MH-53 헬기가 불시착한 바 있다.

헬기에는 미군 12명이 탑승하고 있었고 불시착 후 불이 붙어 기체가 전소하기 전 모두 탈출에 성공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농약살포용 헬기가 지난 2004년 8월 9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안리 들판에서 추락한 바 있다.

사고 당시 헬기에는 기장 1명만 탑승해 있었고 저공 비행을 해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을 뿐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