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앓고 있는 공무원, 일선 학교에 배치해 논란
채용시 질환·적성검사 등 가이드라인 마련 서둘러야

경상북도교육청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일반직 공무원을 일선 학교에 배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조현병을 앓고 있는 이 직원은 특히 2016년 임용 후 초임지였던 지난 근무 학교에서 이상 행동을 계속했지만, 학생 안전과 직원인사를 책임지는 경북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라 직원 채용 및 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쏟아질 전망이다.

경북도교육청은 지난 7월 1일 일반직 인사를 통해 A씨(38)를 구미시 B중학교로 발령했다.

학교관계자 등에 따르면 A씨는 전임 근무지에서 운동 후 수돗가에서 몸을 씻는 학생들 앞에 불쑥 나타나 함께 등목하자고 하는가 하면 이성에 대한 집착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학교 시설관리를 담당한 A씨는 출퇴근 시간은 지켰지만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동료직원들과 항상 마찰을 빚기도 했다.

심지어 차 안에서 잠만 자고 일을 하지 않았고,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바지 내리고 소변을 보거나 잔디밭 위에서 배를 뒤집어 잠을 자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였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이렇게 학생 주변을 맴돈 A 씨의 이상 행동은 계속됐지만, 경북도교육청이나 구미교육지원청의 인사시스템은 이러한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A씨가 자리를 옮긴 구미의 B학교 역시 A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경북도교육청이나 구미교육지원청이 아닌 전임학교에 병가를 위해 제출한 진단서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

A씨가 언제부터 조현병을 앓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학교 교장은 “인사발령 후 학교에서도 A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다가 전임학교 관계자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그동안 A씨에게 특별한 이상 행동은 없었으며 본인이 맡은 일에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7월 첫째 주 정상 출근한 A씨는 둘째 주에는 4일 병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는 등 쉽게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직원들도 일은 열심히 하지만 사람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같아 얼굴을 잘 보지 못한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경상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채용 신체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없으면 채용 결격사유가 되지 않아 밝히지 않은 개인 질병은 전혀 알 수가 없다”면서도“채용 신체검사에 정신 질환 관련 사항은 없어 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기는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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