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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강덕 포항시장
포항은 신라(新羅) 때부터 왜구 침입을 막는 요충지였고, 그래서 조정에서도 포항을 국토방위의 전진기지로 여겼으며, 고려(高麗)와 조선조(朝鮮朝)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왜구의 침입이 극심했던 고려 말에는, ‘통양포 수군만호진(通洋浦 水軍萬戶鎭)’이 설치돼, 포항이 우리나라 해군의 전방기지가 돼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그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1959년, 해병대 제1사단이 포항에 둥지를 틀면서 자그마한 어촌도시에 불과했던 포항이 군사도시로, 나아가 영일만의 기적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화를 주도하는 도시로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렇듯 포항은 지난 반세기 이상을 해병과 깊은 인연을 가진 해병대 도시로 지난해에는 100만 해병대 전우들을 비롯한 모든 해병대 가족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장(場)이 될 ‘포항해병대문화축제’를 처음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해병대 제1사단은 우리 포항시민의 강인한 삶과 너무나 닮았고, 포항의 근·현대사를 이끌어온 주역으로, 지난 5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결같이, 포항시민들에게 든든한 힘이 돼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늘 자랑스럽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무엇보다, 누군가의 힘이 필요한 곳에, 모두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는 봉사와 희생정신, 이웃과 나라를 생각하는 대의는 우리 포항과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되었음에 분명하다.

지난해 지진피해 복구현장을 비롯해 태풍피해 복구와 산불진화 현장은 물론, 농번기 농촌일손돕기, 의료봉사활동, 환경정비활동과 같이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통해 포항시민의 가슴에 감동을 주었고, 이제는 모두가 한가족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해왔다.

뿐만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나라 안팎으로 경제적인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이번에도 해병대는 그동안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드높은 기상과 해병 정신으로 포항시민들에게 힘과 용기가 되어주는 한편, 지역발전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참으로 든든하고 고맙다.

이렇듯 포항은, 100만 해병인의 마음의 고향이자, 해병문화가 꽃을 피우는 도시로 알려지면 성장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17일에 있었던 헬기사고로 5명이나 숨진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 포항시민들의 마음은 큰 충격과 함께 미어지는 가슴을 달랠 길이 없다. 지난 반세기 이상을 포항의 곁에서 포항을 위해서 든든한 힘이 되어준 해병대가 겪은 청천벽력(靑天霹靂)과도 같은 사고였기에 모두의 아픔은 더욱 크기만 하다.

포항시민 모두가 이번 사고로 순직한 장병들의 명복을 빌고, 안타까운 희생에 삼가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는 분위기 조성을 통해 그동안 포항시와 해병대 간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확한 사고 원인의 규명을 통해 더 이상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오늘의 아픔과 고인들에 대한 추모하는 마음을 딛고, 무적 해병의 빛나는 전통과 명예를 드높이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민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해병대, 더욱 튼튼한 천하무적 해병대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포항시와 해병대 제1사단이 더욱 긴밀하게 교류해가면서 포항의 영원한 자랑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린다.

다시 한 번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시민 모두가 안타까움과 깊은 애도를 표하며
순직 해병대원 명복과 부상 장병 쾌유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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