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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대표·언론인

자유한국당이 환골탈태를 위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지난 17일 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당의 혁신을 위해 전권을 그에게 위임해 놓고 있다. 김 위원장의 앞으로의 요리 솜씨가 한국당 앞날의 존폐를 결정짓게 된다.

대한민국 전통 보수정권이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19대 대선과 6·13 지방선거에서 괴멸됐었다. 한국당이 왜 이렇게 처절한 상황까지 오게 되었을까? 많은 국민은 민심을 읽지 못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불통 정치와 박 전 대통령의 치맛자락을 잡고 호가호위를 해온 친박계의 일탈된 계파정치 때문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의 혁신을 위해 비상대책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해놓은 이 시간에도 친박과 비박의 삐꺽거리는 소리가 당내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한국당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을 조금이라도 의식을 하고 있다면 이런 꼴불견의 소리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 이들은 왜 이럴까? 2년 후 있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국가관과 애당심도 없는 오직 자신의 기득권 지키기에만 목을 매고 있기 때문이다.

임진왜란 때 국가의 운명이 풍전등화일 때 이순신 장군은 ‘죽고자 하면 반드시 살고(死卽生), 살고자 하면 반드시 죽는다(生卽死)’는 명언을 남겼다. 한국당 의원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이 이순신 장군의 이 명언이다. 모두 의원직을 던질 각오로 당의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마음을 다소라도 되돌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래야만 2년 후 총선에서 보수정권의 명맥이라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전권의 칼을 위임받은 김 비상대책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노무현 사람이었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국민대 교수로 되돌아 왔다. 그는 참여정부(노무현 정부)의 정책혁신을 주도한 중도 진보성향의 학자이면서도 균형감각과 통찰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에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것도 한국당에서 이 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위원장을 향한 보수 국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김 위원장이 중도 하차나 비토 그룹으로부터의 압박으로 제대로 된 혁신을 하지 못하면 오늘날 대한민국을 지켜온 보수 정당이 이 나라에서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양어깨가 무거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수락 연설을 통해 “한국 정치를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소망이며 미래를 위한 가치 논쟁과 정책 논쟁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는 꿈을 갖고 있다”며 “이 작은 소망을 향해 나아 가겠다”고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라는 이야기는 앞으로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고 “계파 논쟁과 잘못된 진영 논리 속에서 싸우다가 거름이 되면 그것이 오히려 저에겐 큰 영광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당을 바로 세우고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비장한 결심을 내보인 만큼 우선적으로 한국당을 해산하는 수준에서 대수술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 복당파와 잔류파, 친박과 비박의 계파 청산을 최우선의 혁신 과제로 삼아야 하며 당의 화합에 맞지 않은 인물이나 세력들에 대해서는 과감히 메스를 들고 도려내는 결단성을 보여야 한다. 이번에는 화합이라는 용어가 절대로 들어가서는 성공하지 못한다. 이들 해당(害黨) 인사들을 대신하여 30~40대의 신진 정치 희망생을 대거 수혈하여 당의 체질도 확 바꾸어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당이 사는 길이요, 김 위원장이 추구하는 ‘자유한국당의 참모습’인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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