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이유로 원인·경위 등 기본적인 브리핑 전무
각종 의혹 스스로 자처···유가족은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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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앞에서 '마린온' 2호기 추락사고로 숨진 박모(20) 상병 유가족이 침통한 표정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kyongbuk.com
마린온 헬기 사고와 관련해 해병대 1사단의 ‘깜깜이 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정보공개에 대한 해병대 측의 소극적인 모습에 지역민들의 불안감과 의혹 또한 커지고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된 모든 조사가 진행되는 포항 해병대 1사단에서는 아직까지 추락의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설명하는 기본적인 브리핑도 이뤄지지 않았다.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은 포항에 있는 1사단에 모여 있는데도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자료가 배포되는 곳은 타 지역에 위치한 국방부 또는 해병대 사령부라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군 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후 만 하루가 지날 때까지 헬기 추락사고와 관련된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가 지난 18일 저녁 유족들의 요청으로 인해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배포한 바 있다.

인근 주민 최모(46)씨는 “아무리 작은 사고라도 원인을 궁금해하는 국민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며 “지역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났는데 이를 책임지고 수습해야 할 해병대가 저렇게 입을 다물고 있어 뭔가 감추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 또한 조사 상황과 사고 경위 브리핑 등을 공개해 해병대에 투명한 사고 조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1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일부 유가족은 “비공개로 진행 중인 조사 상황과 사고 경위 브리핑 등을 언론에 공개하라”며 “유가족들에게 공식 인터뷰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외부 정보 공개와 공식 인터뷰를 요청한 결과, 해병대 1사단장은 긍정적인 모습이었으나 국방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별다른 진전은 없다”고 말했다.

올해 포항에서는 이번 헬기 추락을 비롯해 탄약고 폭발사고 등 군 관련 사고가 계속되고 있으나 군은 보안유지라는 이유 하나로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 경위 또한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조사가 완료 되는 대로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섣불리 사고 원인 등을 속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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