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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연일 37~38도 찜통더위를 방송하는 아나운서가 가마솥더위 대구를 ‘대프리카’ 라고 한다. 지구 상에 더위하면 아프리카이듯이 대구도 열대지방에 만만치 않아 고온의 폭염이 계속되어 가마솥 대구를 아프리카를 빗대어 ‘대프리카’ 라고 부른다. 인터넷 검색하니 대구+아프리카 신조어다

달구벌 대구는 동은 영일만으로 내려온 태백산맥과 서는 지리산으로 뻗은 소백산맥 줄기 사이에 자리 잡은 높고 낮은 산으로 둘러싸인 오막한 분지로 늦봄부터 시작해서 초가을까지 찜통더위로 덥다. 올해는 더위가 일찍 찾아왔다. 에어컨은 기본이며, 창문에 블라인드도 내리고 커튼도 달아 햇살을 가려야 할 정도로 덥다.

노인이나 어린이는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늘어 열사병과 탈진으로 귀중한 목숨까지 잃은 경우가 우리나라는 물론 이웃 일본과 중국에도 발생되고 병원으로도 많이 실려 갔다는 기사를 접했다. 나도 덥다는 대프리카에서 폭염과 싸우며 산다. 제주도 사는 처남도 ‘이기라’며 문자를 날린다. 올해 더위 고량주보다 화끈하게 탄다.

빌딩과 건물이 밀집된 도심은 더 하다. 포도송이처럼 둘러싸인 위성도시에서 밀려드는 자동차가 도로마다 꼬리를 물고 들어오고 도심에도 너도나도 차를 몰고 나와 지, 정체로 소음과 매연까지 합세하고 폭염까지 보태니 한증막이다. 나서면 선글라스에 마스크 작용은 기본이다. 모자는 물론 양산 쓰는 할아버지도 눈에 띤다. 체면 필요 있나? 용광로 더위 ‘탁’ 쓰러지면 ‘억’ 하면서 가는데 ‘개똥밭에 글러도 이승이 좋다’고 일단 살고 보는 보신주의가 약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덥다면 대구이며 아스팔트가 녹을 정도의 삼복더위 폭염은 숨도 막힌다. 최근에는 한반도 전체가 용광로로 펄펄 달구고 있다. 산행 등산객이, 김해에는 밭일을 하던 노모가 쓰러지고, 건설현장에 자재 나르는 인부, 용접근로자가 고열로 인한 열사병으로 유명을 달리하는 딱한 보도가 줄을 잇는다.

어린이를 뒷 자석에 두고 더위에 깜빡한 할아버지가 손자의 안타깝게 비명횡사 하는 보도와 어린이집 봉고차 뒷좌석에 발견을 못 한 어린이가 폭염에 질식사는 자식을 둔 부모로서 도저히 용납이 안 된다. 지면이 과열로 한낮에는 헉헉한다. 닭이 폐사하고 죽은 물고기가 떠올라와 피해가 동식물로 일파만파로 확산된다.

‘대프리카’ 여름만 되면 도심 가마솥을 식히려고 ‘불’과의 전쟁 한창이다. 도로에 스프링쿨러가 가동되고 물차도 도로를 적셔 고열로 타이어 파손 막아 안전에도 신경 쓴다. 명물 건들바위는 폭포수가 열기를 줄이려고 열심이다. 도심에는 분수가 물줄기를 쏘고 중앙로에 실개천이 서울 미니 청계천처럼 흘러 도심의 지열을 낮추고 있다. 국민의 거리 동성로에 황금빛 위안부 소녀상이 입구를 지키는 2·28 기념공원도 숲 사이로 물안개를 방사하니 시원하다.

성지이자 문화재 백 년의 숲 성모당, 경상감영공원, 달성공원, 침산공원, 연암공원. 대구지하철 참사위령탑의 학산공원, 세계유산 국체보상공원, 국가공휴일인 2·28 기념공원, 미 8군 녹지, 두류 83 대구타워, 수목원의 숲속터널의 숲. 수성 못, 신천, 금호강, 낙동강의 물. ‘물로 두르고, 숲으로 덮은 대구시가지’돈으로 환산 안 되는 힐링 자산으로 대프리카의 보물이다. 걸어 다니는 도로, 앉아 있는 집보다는 물과 숲이 있는 곳은 시원한 별장 ‘대프리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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