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해병대, 공동합의문 발표, 과학적 근거 바탕 의혹없이 규명
희생자 기리는 위령탑 건립 추진

22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마련된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 합동분향소에서 고 박재우 병장 유품을 돌려받은 유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 사고 이후 유족과 해병대가 합의점을 찾았다.

이에 따라 유족과 해병대는 23일 해병대 1사단 내 도솔관에서 ‘해병대장’으로 영결식이 진행된다.

유족과 해병대사령부는 지난 21일 공동보도문을 통해 “임무수행 중 순직한 해병대 장병 명복을 빈다”며 4개 항의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유족 대표 박영진(고 박재우 상병 삼촌) 씨와 전진구 해병대 사령관은 “해병대사령부에 민·관·군 합동조사위원회를 양측 동수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유가족 측에서 추천하는 민간 위원장을 선임한다”며 “사고조사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치의 의혹이 없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사고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순직한 해병대 장병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위령탑 건립을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해병대 측은 이번 합의문 발표 전 “필요하다면 수리온의 원형인 슈퍼 퓨마 헬기가 추락했을 때 참여한 조사위원(외국 전문가)의 포함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지난 21일 오후 분향소에 도착해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향을 피우고 묵념한 뒤 유족을 만나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자리에서 송 장관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에 어떤 위로의 말씀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가족들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이번 사고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며 “유가족들을 지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유족은 송 장관이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발언을 거론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송 장관은 당시 “유족들께서 의전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해 짜증이 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유족은 “우리가 의전 때문에 짜증을 낸 줄 아느냐.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인 줄 아느냐”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전체 얘기는 그런 것이 아닌데 일부 발언만 따서 보도했다”며 “어제 법사위에서 진의가 아니었다고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또 “공정한 조사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이나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를 배제하겠다”며 “사고 조사위원회를 해병대가 아닌 국방부 산하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22일에는 해병대로부터 숨진 장병들의 유품을 받아든 유가족들이 오열하며 눈물바다를 만들었다.

이날 박재우(20) 병장의 유품 중 하나인 수첩에는 ‘해병대 전역하기(사고 없이)’라고 적혀 있었다.

숨진 장병 5명은 23일 오전 영결식 후 포항과 경주에 위치한 2개 화장장을 거쳐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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