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엑스포문화센터 공연장

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인 ‘에밀레’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엑스포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들끓는 쇳물 속으로 에밀레가 스스로 몸을 던진다. 월정교 위에서 이를 지켜보던 혜공이 오열하며 무너진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엑스포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공연 ‘에밀레’중 하이라이트.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숨죽이며 공연에 몰입하고, 한 여성 관객은 조용히 눈물을 훔친다.

5월 22일 개막해 첫 공연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정동극장의 경주브랜드공연 ‘에밀레’는 8세에 등극해 22세에 요절한 신라 제36대 ‘혜공왕’과 에밀레종 설화를 바탕으로 탄생한 가상의 여인 ‘에밀레’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 년을 거스르는 사랑의 전설’ ‘에밀레’는 매일(일, 월 제외) 오후 7시 30분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엑스포문화센터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정치적 핍박과 신분적 간극을 넘나드는 두 젊은 남녀의 사랑과 희생 스토리, 한국적인 음악, LED를 활용한 입체적인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고 있는 작품 ‘에밀레’. 두 주인공 ‘혜공’ 역의 배우 한성(35) 씨와 ‘에밀레’ 역의 서별이(31) 씨를 만나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012년 ‘신국의 땅, 신라’부터 ‘에밀레’에 이르기까지 네 작품의 주연을 잇달아 맡고 있는 한성 씨는 2016년 ‘젊은 안무자 창작 춤판’(제15회 전국신인안무가대전)에서 대상 및 안무상을 수상한 바 있는 주목받는 안무가이자 배우다.

그는 자신이 맡은 배역에 대해 “‘혜공’은 왕실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리라는 상제의 경고를 무시하고 태어난 왕으로 탐욕과 권력욕에 빠진 ‘융’으로부터 사랑하는 ‘에밀레’를 지켜내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자 왕실 내 권력다툼에서 흔들리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혜공’을 표현하기 위해 “사랑을 할 때의 감정과 사랑하는 여인을 지켜내지 못했을 때 대비되는 감정을 진정성있게 표현하는 것과 왕으로서의 위엄을 잃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한성 씨의 모습에서 17년 차 배우의 내공과 여유가 느껴진다.

2010년 뮤지컬 ‘춘향전’의 ‘춘향’ 역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도약한 ‘에밀레’ 역의 서별이 씨는 “에밀레는 천민신분 임에도 왕인 혜공과 사랑에 빠지는 연인이자 그를 위해 결국 자신의 목숨을 바치게 되는 비운의 여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녀는 맑은 영혼의 인물인 ‘에밀레’를 표현하기 위해 꾸밈없고 담백한 몸짓표현, 시간과 세월에 따른 ‘에밀레’의 감정 농도 변화에 중점을 두고 연기하고 있다.

서별이 씨는 “서정적 정서와 애절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이 같이 울고 가슴아파하면서 함께 몰입하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낀다”며 “전체적으로 공연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캐릭터의 눈짓하나, 손짓하나에 집중하면서 함께 호흡한다면 공연에 더 흠뻑 빠질 수 있을 것”이라고 관객들에게 당부했다.

정동극장이 ‘경주브랜드공연’으로 선보이는 네 번째 작품 ‘에밀레’는 신라시대 설화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재와 석굴암, 불국사, 월정교 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무대로 오직 경주에서만 볼 수 있는 퍼포먼스라는 특징을 극대화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와 무대로 외국인 관객들의 호응도 기대하고 있다.

(재)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에밀레’.
오픈런(OPEN RUN, 공연이 끝나는 날짜를 지정하지 않고 공연하는 것) 공연의 긴 여정 중 첫 테이프를 잘 끊어 뿌듯하다는 한성 씨는 “‘에밀레’는 영상, 음악, 무대장치, 공간변화 등이 하나의 언어로 스토리를 극대화시켜주고 있다”며 “스타트를 잘 끊은 ‘에밀레’가 경주 방문 시 반드시 봐야할 공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별이 씨는 “사계절이 다 예뻐 공연장 가는 길이 매일 여행가는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도시 경주에서 공연하고 있어서 행복하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경주가 관광도시인 동시에 문화공연도 즐길 수 있는 예술의 도시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하며 환히 웃었다.

두 배우는 포부를 묻는 질문에 모두 “무용은 삶의 일부로 다른 고민 없이 행복하게 평생 춤추고 연기하는 것이 꿈”이라는 천생 예술가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두 배우는 “5년간 함께 주연을 맡아 호흡은 말할 나위 없다”며 “믿고 보는 배우라는 기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최고의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정동극장과 경주시는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문화콘텐츠 공동개발의 첫 사례로 2011년 ‘신국의 땅, 신라’를 제작했다. 이어 2014년에는 지역문화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경주상설공연 브랜드 ‘SILLA: 신라’를 런칭해 2014년 ‘찬기파랑가’, 2015년 ‘바실라’, 2018년 ‘에밀레’를 선보이며 지역문화발전과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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