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울진 등 아침 기온도 30℃ 육박···대서 '이름값'
대구·경북 열흘 넘게 불볕더위·열대야 지속 '재난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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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2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한국전력공사 경기지역본부 전력관리처 계통운영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지역은 낮과 밤 구분 없이 펄펄 끓고 있다.

올해는 여러 가지 무더위 요소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한반도가 1994년을 뛰어넘어 기상 관측 111년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3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 기온은 울진 29.3℃, 포항 29.0℃, 울릉도 28.6℃, 영덕 27.5℃, 대구 27.4℃ 등이었다.

절기상 더위가 가장 심하다는 대서(大暑)인 이날 낮 최고기온은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결과 경산 하양이 39.9℃로 가장 높았고 영천 신령이 38.7℃로 그 뒤를 이었다.

지역별 대표 관측 지점에서 측정한 기온으로는 경주·영천 38℃, 대구·의성 37.9℃, 안동 37.3℃, 포항 37.1℃, 영덕 37℃ 등의 분포를 보이며 계속해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또 영주와 울릉도는 각각 36.3℃와 33.8℃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적으로 장마가 완전히 끝난 지난 11일 이래 열흘이 넘도록 숨 막힐 듯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1981년부터 지난 2010년까지 30년간 7월에 발생한 전국 평균 폭염 일수(하루 최고기온 33℃ 이상인 날)는 3.9일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최악의 폭염으로 기억되는 1994년의 전국 평균 폭염 일수인 18.3일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와 포항에는 11일 째 밤 최저기온이 25℃보다 높은 열대야가 이어졌다.

평년기준 7월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2.3일이며 가장 많았던 해인 1994년에는 8.9일로 대구와 포항은 현재 이미 이 기록을 넘어섰다.

연중 6~9월 합계 평균 폭염 일수는 평년은 10.1일, 1994년 31.1일 (1위), 2016년 22.4일 (2위)였다.

기상지청 관계자는 “열기를 식힐 만한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티베트 고원 지역에서 데워진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확장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까지 받아 한반도 상·하층이 모두 더운 공기로 채워져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10년 주기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특히 강하게 발달하는 해이기 때문에 대기 상층부까지 고기압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지난 21∼22일에는 중국 상해 쪽으로 이동한 태풍 ‘암필’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더위가 한층 심해진 것으로 기상지청은 분석했다.

한편, 기상지청은 열흘 뒤인 오는 8월 2일까지 비 소식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추세대로라면 역대 두 번째로 낮 최고 기온이 ‘40℃ 이상’으로 오르는 곳이 나타날 수도 있다.

1942년 8월 1일 대구에서는 역대 유일하게 40.0℃까지 치솟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추풍령은 1939년 7월 21일 39.8℃까지 올라 역대 최고 기온 2위, 경주는 2017년 7월 13일 39.7℃, 대구는 1942년 7월 28일 39.7℃까지 올라 공동 3위에 올랐고 포항은 2016년 8월 13일 39.3℃까지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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