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과일 생육 환경 직격탄···가공식품 등 줄인상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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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들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끝날 줄 모르는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어 밥상물가가 위협받고 있다. 자료사진
올 들어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유가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가공식품과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끝날 줄 모르는 폭염으로 농·축산물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어 밥상물가가 위협받고 있다.

7월 중순 이후 2주 넘게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농산물·가축·어패류 생육 환경 악화로 생육상태가 나빠지자 과일·채소류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24일 포항농협 과일공판장에 따르면 이달 초 1만4000원 선이었던 수박 1통(10㎏ 기준)이 24일에는 2만원 선까지 올랐다.

배추도 포항농협 채소공판장 판매기준 지난주 3㎏ 1포기에 2000원이던 것이 50% 오른 3000원에 팔렸으며, 1600원에 판매되던 양배추(1포기·3kg)는 25% 오른 2000원에, 1만4000원이던 무(20kg)는 21.5% 오른 1만7000원대에 거래됐다.

지역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농·축산물 가격도 계속 꿈틀대고 있다.

이마트 포항이동점은 수박 1통 가격을 지난주보다 2000원 (11.8%) 올려 1만7900원~1만9900원 선에 내놨고, 탑마트 우현점은 지난주 3000원 하던 배추 1포기를 24일부터 3900원에 판매한다.

탑마트 우현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폭염으로 인한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지만 이 같은 더위가 계속될 경우 8월부터는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신선식품 등 생물가격이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식탁 물가에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물 가운데는 특히 폭염에 취약한 닭·돼지고기는 물론 계란까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닭과 돼지는 폭염에 제대로 견디지 못하면서 폐사되기 일쑤인 데다 산란율이 떨어지고, 성장도 늦어진다.

실제 경북지역은 지난 23일 하루 동안 닭과 오리 2만4000여마리와 돼지 200여 마리가 더위를 이기지 못해 폐사하는 등 7월 폭염이 시작된 뒤 24일까지 닭 17만4000여마리와 돼지 1111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피해가 심한 지역은 닭의 경우 상주 3만8000여 마리로 가장 많았고, 경주 3만6000여 마리, 칠곡 2만여 마리, 의성 1만5000여 마리, 고령·영주 1만2000여 마리에 이른다.

특히 기상대에 따르면 오는 8월 초까지 비 소식 없이 35℃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낙농업계가 오는 8월 1일부터 단가를 인상하기로 한 데다,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다음 달부터 ℓ당 50원~70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이스크림·빵값 인상 요인이 생겼다.

이마트 이동점 관계자는 “대형 마트는 생산자와 계약을 맺고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있어서 폭염 현상에도 가격이 즉각 상승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폭염이 장기화되고 가뭄으로 이어진다면 농·축·수산물 모두 생육지연으로 공급량이 줄어들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도 폭염 때문에 한여름 밥상물가가 전년도에 비해 22~6% 가량 고공비행한 바 있다”며 “올해는 폭염이 1994년 이후 가장 심한 수준이라 물가에 미칠 영향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라고 전망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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