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누적에 환자 돌볼시간 줄어

대구가톨릭대의료원 노동조합이 주 5일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등 병원 측이 공짜 노동을 강요했다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24일 병원 측이 평일 근무시간 한 시간씩을 빼서 토요일 4시간 동안 근무하는 시차 근무제를 만들어 사실상 주 6일 근무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서마다 제각각으로 적용돼 노조가 결성되기 전에는 평일 1시간을 제대로 사용 못하고 4시간 무료노동이 기본인 부서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평일 오후가 되면 시차근무자 인력이 빠지게 되는데 한 부서의 경우 13명이 일하다가 절반 이하로 근무자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오후 시간대에 빠지다 보니 환자들의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남은 직원들은 업무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서원 한 명 당 처리해야 할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정작 환자와 보호자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시간은 줄어들었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시차근무를 해도 정해진 시간에 퇴근할 수 없으며 결국 노동자들은 공짜노동과 토요일근무 둘 다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날을 세웠다.

평일 외래부서는 연장근무를 해도 병원 측이 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시차근무로 빼버리고 있다고 공개했다. 결국 한 시간 연장근무를 하면 다음날 한 시간 일찍 퇴근하라는 식으로 대응한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병원 측은 다른 노동자들에게 업무를 떠넘기고 연장수당 1.5배를 안줘도 돼 노동자들을 쥐어짜는 방식으로 운영했다고 폭로했다.

병원측은 토요진료가 대가대의료원의 정체성이라며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조는 근무시간을 지키고 충분한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물론 법적 수당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이와 함께 대가대의료원 간호사들은 하루살이 인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자수가 적으면 출근한 직원을 돌려보내거나 출근직전에 전화해 휴가처리했다는 것이다.

환자수가 많으면 쉬는 날임에도 출근을 강요했다고 지적했다. 1~2시간 전에 전화해서 출근시키거나 쉬라고 통보, 사실상 24시간 근무대기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무분별하게 조정되는 근무스케줄로 극심한 피로도와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며 “간호사 등이 불안할수록 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도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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