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편다. 하루 종일 접힌 굴곡을 편다. 두발 뻗듯 반듯
하게 편다. 수평선이 조금 출렁인다. 파도가 일어서는 가슴
언저리 삐뚤삐뚤한 기억도 허리를 편다.


어머니가 손을 펴면 내 몸에 만월이 뜬다. 내가 덮고 잔
제일 포근한 이불 아직 다 펴주지 못한 것이 있다는 것인지
손금 속 밑줄로 몸 낮추고 가만히 이마를 짚어오는 어머니


언제부터 날고 있었던가요




(감상)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매 순간마다 감정을 동반할 수밖에 없나 봐요. 달이 수평선을 움직여 파도를 일어서듯이 어머니는 아들에게 이불을 펴 주면서 굴곡진 삶을 이겨내고요. 아들은 어머니의 손길에서 만월(滿月)처럼 무한한 안식을 얻고 있네요. 아마 아들은 꿈결에서도 어머니의 양탄자가 자유롭게 날아다니길 빌고 있었네요.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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