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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썩고 잎 마르고···농심 탄다

사과·포도·인삼 등 '일소현상' 나타나 폭염 피해 속출
가축 17만여 마리 폐사···경북도 등 대책 마련 '총력전'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25일 21시39분  
▲ 폭염지속으로 인한 사과 일소피해 예방 살수를 하고 있다.
경북지역에 폭염 특보가 15일째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농작물 화상 등 일소 피해가 발생해 농민들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25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30도를 훨씬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자 도내 농가에서는 과수 잎이 마르거나 열매가 강한 햇살에 오래 노출돼 표피가 변색하고 썩는 일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소피해는 고온과 강한 직사광선에 의해 과실 표면이 데이는 현상을 말한다. 나무의 자람이 약하거나 강한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된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초기에는 햇볕이 직접 닿은 면이 흰색 또는 엷은 노란색으로 변하고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갈색으로 변하며, 2차적으로 탄저병 등 병원균에 감염돼 썩는다.

포항시 한 사과 과수원 농가는 폭염으로 인해 햇살이 뜨겁고 강렬해 사과가 타 들어가 반점이 생기는 일소 현상 피해가 많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영양군 한 과수원에서도 수확기에 비해 굵기가 절반 정도인 사과 열매가 갈색으로 변했다고 한다.

영주시 50여 농가에서는 수박 속이 검게 변하고 물러지는 이상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피해로 출하하지 못한 수박들이 주변에 방치된 채 악취를 풍기며 썩고 있다.

또 차광시설을 갖춘 인삼 재배 농가에서도 잎이 마르는 피해가 발생했다. 잎이 마르는 현상이 지속하면 인삼 생육이 멈추고 최악에는 수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를 수 있다.

수확기를 맞은 자두와 포도 재배농가 일부도 폭염 피해 직격탄을 맞았다.

여봉길(김천시 봉산면) 씨는 “자두와 포도 잎이 다 타서 수확이 어려운 농가가 많다”며 “자두와 포도는 33∼34도일 때 당도가 올라가는데 지금은 너무 고온이라 잎이 탄소동화작용을 못 해 붉게 타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지자체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현장 기술지도, 폭염 대응 농작물 관리 요령 홍보 전단 배부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일소 피해를 막기 위해 과실에 봉지를 씌우거나 탄산칼슘, 카올린을 주기적으로 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 측은 “폭염에 따른 과수 피해가 공식적으로 집계된 것은 없지만 재해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피해 예방과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농업기술센터는 연이은 고온과 폭염에 따른 과수농가의 일소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처요령 안내에 나섰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사과원에 미세살수 시설을 설치한 기북면 성법리 선병동 농업인은 고온기에 미세살수를 가동해 과수원 내에 온도를 4~5°C 낮춰 일소예방의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선병동 농업인은 “이번 폭염에 미세살수 장치를 가동해 주변의 다른 농가에 비하여 일소피해가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포항시농업기술센터는 반복되는 일소피해 예방을 위해 자체사업으로 사과원 500ha에 예산 7500만원을 투입해 칼슘제를 농가에 보급해 살포를 완료했다. 또한 FTA기금 사업으로 미세살수장치, 관수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여름철 고온, 폭염 등에 대한 기상과 농작물 생육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수확을 위해 농가에서도 대처요령을 숙지해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대비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계속되는 찜통더위로 가축 폐사 피해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경북에서는 지금까지 영양·울릉군을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가축 17만6천526 마리가 폭염에 폐사했다.

축산 농가마다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축사 단열처리, 안개분무시설 가동 등에 나서고 있지만 무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이밖에 아직 가시적인 피해는 없지만 폭염으로 동해안 표층 수온이 이달 들어 평년 이맘때보다 2∼3도 높은 24∼25도를 기록하자 양식 어민들이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도내 양식장은 모두 163곳으로 강도다리, 전복, 넙치, 돔류 등 2천40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경북에서는 28도 넘는 고수온으로 강도다리, 전복 등 64만5천 마리가 폐사해 5억7천만원 가량 피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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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 곽성일 기자
  • 사회1,2부를 총괄하는 행정사회부 데스크 입니다. 포항시청과 포스텍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