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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LG 등 대기업 이탈로 구미 산업기반 뿌리째 흔들

15여 년 전 LG 디스플레이 파주 이전 여파 5년만에 내리막길
올해 공단 생산실적 7년만에 '반토막'···수출실적도 동반 추락
5공단 분양실적 20% 그쳐···2023년까지 100% 분양 불가능

하철민 기자 hachm@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26일 21시19분  
저조한 분양실적을 보이고 있는 5공단 전경
삼성과 LG의 해외사업 확대와 수도권 이전으로 구미지역 경제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구미공단은 전자산업은 이들 대기업의 수직 하청구조로 성장해 대기업의 이탈은 곧 지역 산업의 기반이 무너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미 국가 공단 및 농공단지에 입주한 3000여 개 기업 중 많게는 약 70%의 기업들이 이들 대기업과 관련해서 운영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구미지역 이탈은 산업 경제뿐만 아니라 도시존립 기반마저 무너뜨릴 수 있어 지역민들은 LG와 삼성의 전자 관련 기업들이 수도권 이전이나 해외시장 진출 발표가 나올 때마다 극렬하게 반대하고 저지운동에 나서는 이유다.

최근 삼성 1공장 네트워크 사업 부분이 수원이전으로 400명의 인력 중 이전 희망자를 공시하고 있다고 한다.

수십 개의 관련 기업들과 직원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무엇보다 1공장 내 네트워크사업부는 지난 1980년대 초 한국전자통신을 인수, 삼성이 처음으로 통신사업분야에 진입, 구미공단을 통신 유무선 사업 분야에서 세계적인 공단으로 성장시킨 분야이기에 시민들의 정서적인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는 사업부 전체가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수요가 많은 일부 부서만이라고 하지만 추후 검토에 따라 사업부 전체 이전도 가능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제조업 은 떠나고 공장형 상가 건물을 신축 분양하고 있다.
△수도권 이전.

15여 년 전 엘지 디스플에이의 파주 이전으로 한 차례 지역을 흔들었다.

엘지 디스플에이는 그 당시 경기도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파주에 대규모 LCD 생산시설을 투자하고 이전했다.

엘지의 파주이전은 하청기업의 이전으로 이어져 아직도 파주이전을 막지 못한 당시 시장과 국회의원들이 무능함과 무책임 시민들의 원망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는 그래도 구미공단이 호황을 누리고 있어 심각한 타격은 없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면서 파주 공장도 정상 가동궤도에 오르면서 구미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구미시민들은 이제 삼성네트워크사업부의 일부 이전에도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해외이전 투자.

구미경제의 양대 축인 삼성 모바일, LG의 디스플레이 산업의 해외사업 확대와 생산기지 수도권 이전은 구미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LG전자는 2015년부터 하노이 인근에 생산공장을 짓고 TV·휴대전화·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구미 LG의 주력상품인 디스플레이는 중국 굴기로 국제가격 폭락으로 연간 막대한 영업손실을 본다는 이야기도 있다.

LG는 중국의 디스플레이 대규모 투자로 가격경쟁에서 밀리자 차세대 OLED 생산라인으로 교체하고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OLED 시장이 확장되지 않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미의 삼성사업장은 갤럭시 시리즈가 주 생산품이다.

2010년부터 추진된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기지 해외 이전으로 구미경제는 본격적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중국의 5대 휴대폰 메이커들의 약진으로 중국시장에서 밀린 삼성은 베트남을 거쳐 인도를 아프리카와 중동 등 신흥시장을 향한 수출 허브로 육성할 계획으로 인도 노이다 공장을 준공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베트남에 삼성근로자가 12~15만 명에 이른다고 하지만 최근 베트남 현지를 다녀온 지역 경제인들은 베트남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고 전한다.

휴대폰 중국 메이커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자 본격적으로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해 삼성 등 글로벌 시장 선도 메이커들과 기술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이처럼 휴대폰 시장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경쟁으로 인해 삼성전자는 해외 사업확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여 이는 국내 사업 축소로 이어져 결국 생산기지인 구미가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삼성 관련 기업 관계자는 “세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건비 등 생산단가가 낮은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구미공장은 MOTHER FACTORY로 휴대폰 시제품 생산부터 검수까지 이곳에서 하고 있어 생산라인은 좀 줄었지만 연구직과 시험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어 전체 직원들은 변동이 적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규모 기업인들은 “대기업의 이전이나 생산 감소는 일정 규모의 하청기업은 동반 이전도 생각해보지만 그렇지 못한 소규모 기업은 당장 문을 닫아야될 형편이다”라고 말했다.

년간 누계 수출실적
△하락세의 구미공단의 생산실적.

구미공단의 생산실적 대부분은 휴대폰, LCD, 전자, 영상, 음향 등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생산실적은 2011년에 최고치인 61조7934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56조2388억 원, 2015년 30조4318억 원으로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상황이 더욱 나빠져 구미공단의 전기, 전자 생산실적은 4월 말 현재 6조56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동기 실적 9조6185억 원에 비해 31.8%나 급감했다. 금액은 1년 사이에 3조 원이 사라졌다.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1년 실적 61조7934억 원과 비교하면 54%가 감소해 구미경제가 반 토막 났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수출실적도 마찬가지로 동반 추락했다.

2011년 335억3969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말에는 283억1900만 달러로 급감했다. 휴대폰, 엘시디 등 전기 전자 업종은 2011년 222억5072만 달러에서 지난해 말 175억5천6백만 달러로 급감했다.

불과 6년 사이에 50억여 달러 줄어들었다.

올해도 수출 감소추세는 지속하고 있다. 구미공단의 올 상반기 수출액도 작년 동기보다 7.4% 줄어들었다.

관세청 구미세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출액은 123억9천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3억1천400만 달러보다 7.4%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82억8천900만 달러에서 올해는 73억5천900만 달러로 11.2% 감소했다.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모니터, 카메라 모듈 등 전자제품 수출액이 19% 감소해 전체 수출액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구미 1공단에 위치한 대기업이 떠난 부지를 임대 분양하고 있다.
△5공단 분양

지역 경기의 침체는 5공단 분양 저조에서 나타난다.

한국수자원공사 구미단지건설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부터 분양을 시작한 구미 5단지는 올해 7월 4일 기준 1단계 목표 중 약 20%만이 분양된 상황이다.

당초 2023년까지 5단지 분양을 100% 끝내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분양실적이 저조해 목표 연도를 늦췄고 현재는 연도별 목표치를 모두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구미 5단지에 입주를 확정한 기업은 일본계 기업인 도레이 첨단소재와 국내 중소기업 세 곳이 전부이며 국내 대기업은 한 곳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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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철민 기자

    • 하철민 기자
  • 중서부권 본부장, 구미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