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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인식 프로그램

윤종석 구미지역위원회 위원·공공정책연구소장 등록일 2018년07월29일 16시09분  
윤종석 새경북포럼 구미지역 위원 정치학박사.jpg
▲ 윤종석 구미지역위원회 위원·공공정책연구소장
컴퓨터의 진보는 스마트폰의 생체 인식을 넘어 개인의 정치성향까지 식별을 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였다. 영국의 온라인 신문 ‘텔리그라프지’에 따르면 인공지능인 “얼굴인식프로그램”은 개인의 성향은 물론 진보인지 보수인지 정치적 성향을 판별할 수 있으며 얼굴 사진 한 장으로 성격까지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참패 후 재건을 위한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선출했다. 친박·비박 계파 싸움, 그리고 중앙당 해체와 분당까지 향하는 일촉즉발의 위급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마저도 없었을 것이다. 정당은 대의민주주의의 제도에서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정책으로 반영시킬 수 있는 결정적 집합체이다. 대다수 모임·단체·집합체의 궁극적 목적이 구성원들의 이익이듯이 정당의 존재 목적은 권력창출에 있다. 그러나 탄핵으로 이루어진 조기 대통령선거에서 패하고 6.13지방선거마저 참패한 지금의 자유한국당은 권력창출은커녕 정당 지지도 하락과 함께 사면초가이다. 새로운 구원투수인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은 최악을 피하고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최후의 보루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국무총리, 서울시장의 후보에 올랐던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 당시 정책실장 출신이다. 구태여 살아온 궤적을 살펴보지 않아도 진보학자이며 지방자치전문가라는 공개된 프로필에서 자유한국당과의 인연이 없는 진보정부 출신 학자가 보수의 구원투수로 등원된 점은 아이러니하며 노무현 정신을 두고 말들이 많아 향배가 주목된다.

민주공화당. 민주정의당.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은 지금의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당명을 바꾸며 걸어온 발자취이다. 헌정 이후 정당의 변천은 여·야 할 것 없이 많은 정당이 창당하고, 또 흡수 합병되고, 재 창당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발전해왔다. 이처럼 하나의 보수정당이 긴 세월 기득권을 지켜오면서 보수의 가치와 명맥을 유지해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위기감을 느낄 때마다 당명과 로고를 수시로 변경하며 분위기를 쇄신해왔지만 독재의 잔재와 산업화시대의 그늘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트라우마이다. 따라서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영입한 것도 어찌 보면 자유한국당이 정체성을 초월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에서 택한 궁여지책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 소추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다. 돌이켜보면 촛불 여론에 의해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져 탈당과 합당을 거쳐 다시 복당까지 많은 우여곡절의 시간을 돌아왔다. 그러나 비전도 반성도 없이 남은 것이라고는 막말과 지역정당, 그리고 20개월 후 총선의 공천권을 두고 당권에만 몰두하는 정당의 이미지이다. 과연 공천권 없는 혁신비대위원장이 위기를 탈출하고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으로 거듭나게 할지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잘못된 것을 바꾸거나 고치는 것이 혁신이다.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까. 알맹이 없는 겉치레 따위는 접어두고라도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불신부터 벗어나는 것이 혁신의 과제이다. 새로운 당명, 비상대책위원장 모두가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회복이다. 탄핵에 책임 있는 자세와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기득권을 내려놓으며 진실로 반성하는 모습을 국민은 보고 싶은 것이다. 정치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일신의 영달을 위한 도구가 아니다. 시대의 변화는 공천이 당선이라는 공식을 깨트렸다. 지금 자유한국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하며 열린 마음으로 따뜻한 정치력을 펼쳐야 한다. 견제와 균형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이다. 그동안 계속된 자유한국당의 참패는 이유가 있으나 이대로 주저앉는 것은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정치균형과 견제는 국가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며, 건강한 보수의 성장은 민주주의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사진 한장으로 상대의 기질과 정치성향을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시대에 ‘얼굴인식프로그램’은 앞으로 많은 변화를 예고한다. 일신의 영달을 향한 탐욕인지, 구국을 위한 진정인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나 당권싸움에 정신없는 의원들의 얼굴인식에서 인공지능은 어떤 대답을 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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