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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장사에 급급한 은행들, '경제 핏줄' 맞나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7월29일 16시09분  
가계는 빚으로 신음하는데 은행들은 이자장사로 떼돈을 벌었다고 한다. 은행들이 선진 금융 기법이 아니라, 예대 금리 차이에 기대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영업해 국민 원성을 산 지 오래다. 그런 영업 관행이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은행들이 경제에 돈을 돌게 하는 핏줄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우려스럽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모두 10조7천583억 원의 이자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1% 이상 증가했다. ‘역대급’ 실적이다. 당기 순이익이 모두 1조 원을 넘어 4대 은행이 나란히 ‘1조 원 클럽’에 들었다. 은행들이 경영을 잘해 좋은 성과를 냈다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성과가 단순 이자장사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부터 계속 올라가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가 시작된 뒤에는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예금 금리는 천천히 올려 예대금리차가 커졌다. 예금은행의 수신금리와 대출 금리 차이는 지난해 4분기 2.30%포인트에서 올해 2분기 2.35%포인트로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데, 금리 상승세가 계속되면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

지금 가계는 1천500조 원에 육박하는 거대한 빚에 눌려 있다. 경기가 나빠 기업 설비투자는 대폭 줄었다. 이 와중에 은행들의 가계 대출 비중은 늘고, 기업대출 비중은 감소하고 있으니 경제가 선순환하지 못하고 악순환 할까 걱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 여신 중 기업여신은 54.2%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의 67.9%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다. 반면 2008년 이후 가계 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6.2%로 기업대출 증가율 5.4%보다 높았다.

기업대출은 양만 줄지 않고 질적으로도 나빠졌다. 중소기업들의 담보대출이 많아진 것이다. 담보 없는 기업들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제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한다. 가계 대출은 수익률이 기업대출보다 높고 연체 관리도 쉽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로 손쉽게 장사하는 이유다. 그러면 혁신 기업에 모험자본을 중개하거나 공급하는 은행 기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은행들의 전체 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80%를 넘는다. 일부 은행은 대출 금리 조작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렇게 낸 수익으로 은행 임직원들이 연봉 잔치를 벌인다는 얘기도 들린다. 올해 은행장들 연봉은 10억 원 안팎,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한다. 은행들이 돈놀이에 급급하지 않고, 경제가 잘 돌게 함으로써 성장에 이바지한다는 평가는 언제쯤 나올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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