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흐르는 땀에 끈적한 피부만큼 끈적해지는 게 있다. 바로 혈액이다.

끈적해진 피는 혈전의 위험을 높이므로 심혈관질환을 앓은 경험이 있던 환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또 농축된 혈액은 혈관을 막을 수 있는 형태로 변하기 쉬워지므로 뇌경색, 심근경색, 동맥경화 등 심혈관계통 질환을 유발하거나 재발시킬 위험이 있다.

심장혈관내과 전문의 등에 따르면 무더위는 우리 몸의 체온을 상승시킨다.

이 과정에서 땀을 많이 흘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농도가 끈적해지며 혈관을 막기 쉬운 상태로 변한다.

이런 현상이 지속 될수록 탈수 증상을 겪게 되고 심한 경우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탈수가 계속될 경우 콩팥의 기능이 약화 돼 이로 인한 부정맥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특히 노인은 일반 성인보다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고, 체내 수분도 적은 편이어서 더욱 위험하다.

정용석 에스포항병원 심장내과 전문의는 “탈수로 인해 혈액이 끈적거리게 되면 혈전이 발생하기 쉬워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때 상당히 위험한 부정맥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고혈압약 이나 심장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위와 같은 위험성이 더욱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인 급성심근경색 또한 주의해야 한다.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과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혈액마저 끈적해질 경우 급성심근경색의 원인 중 하나인 동맥경화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심근경색이 겨울철 질환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월별 환자 수의 차이는 크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만6913명으로, 12월(2만6927명)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오히려 1월(2만4632명)보다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도 탈수가 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무더위는 탈수를 유발해 혈액 내 당 수치를 올리고,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자율신경계에 합병증이 오기 쉽기 때문이다.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오면 몸을 움직였을 때 현기증이 나는 기립성 저혈압이나 체온조절 기능 감퇴로 인한 열사병 등의 위험성도 같이 높아진다.

따라서 수분 부족으로 피가 끈적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충분한 수분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탈수에 의한 저혈압을 예방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담당의사와 상의해 혈압약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무리한 운동도 금물이다.

자칫 과하게 운동해 탈수 증세를 보이면 맥박 수는 더욱 빨라져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또 찜통더위를 피하려 찬물로 샤워하거나 갑자기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심박 수가 증가할 수 있어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게 좋고, 물놀이 전에는 준비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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