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의료기관 폭력사건 근절 대책 내놔야"

술에 위한 환자가 전공의를 내리친 철제 트레이. 대한의사협회 제공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전공의가 술에 취한 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달만 벌써 네 번째다.

31일 새벽 4시께 구미 차병원 권역 응급의료센터에서 술에 취한 20대 남성 A씨가 전공의 B 씨(32)를 철제 소재의 혈액 샘플 트레이로 내리쳤다.

병원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30분께 얼굴에 상처를 입고 응급실에 도착한 A 씨는 혈압과 응급처치를 한 후 차트 작성 중이던 전공의 B 씨의 정수리 부위를 느닷없이 철제 트레이로 때렸다.

B 씨는 동맥파열로 전치 3주의 상해를 입고 병원 신경외과에 입원했고,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앞서 지난 1일 전북 익산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는 의사가 취객에게 맞아 크게 다쳤다.

닷새 뒤인 6일에는 강원 강릉 소재 병원에서 조현병으로 진료를 받아오던 환자가 근무하는 의사를 주먹으로 목, 머리, 어깨 등을 구타했다.

지난 29일 새벽 5시께에는 전북 전주시에서 지역 119 구급대를 통해 지역 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주취 환자가 응급 구조사 김 모 씨를 발로 차고 할퀴는 한편 이를 말리려 간호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언하며 난동을 부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환자는 링거를 스스로 빼고 화장실로 가 쓰러져 자고 있었고, 간호사 등이 부축하러 다가오자 갑자기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31일 대한 응급구조사협회·대한간호협회·대한의사협회 등 보건의료 3단체는 의료종사자 폭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직접 적극적인 홍보와 계도에 앞장서줄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대한 의사협회는 “의료기관 폭력 근절을 위해 의료계가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와중에도 의료인 폭행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며“며 “정부의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응급실 및 진료실에서의 의료진 폭행 사태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자 의료기관에서의 폭력을 막아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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