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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대표의 말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등록일 2018년08월01일 17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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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을 강력히 비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성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데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소장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구속전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화장을 많이 했다고도 했다.

그의 말은 여러 가지로 부적절하다. 공당의 대표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은 국민을 피곤하게 한다. 성 정체성이 혼란스런 사람, 군대 대신 감옥을 갔다 온 사람, 화장을 짙게 하는 사람이라는 말은 모두 인신공격성 언사이다. 발언 내용엔 인권과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김 대표가 말하는 ‘성 정체성 혼란’은 무엇을 뜻하는가. 아마도 성 소수자를 겨냥한 말일 것이다. 성 소수자는 성 정체성이 혼란스런 사람인가. 성 정체성을 누가 규정하는가. 김 대표는 무슨 자격으로 남의 성 정체성을 규정하고 혼란스럽다고 말하는가. 성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고유의 성적 지향을 갖고 살아간다.

현행법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하지 못하게 되어있다. 성 정체성 운운은 그 자체가 인권 침해고 인간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이다. 법률을 위반하고 인권을 침해하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한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대표가 대낮에 반인권적인 언사를 쏟아내는데도 비판의 목소리는 희미하기만 하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어떤가. 임 소장은 현행 군형법에 따라 감옥에서 정해진 형을 살았다. 주어진 대한민국 법체계 속에서 그의 길을 간 것이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양심적 병역 거부 관련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병역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군 당국이 법 개정 작업에 착수한 상태고 국회도 법률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새삼 양심적 병역 거부 이야길 꺼내는 이유가 무엇인가.

화장 이야기는 왜 꺼낸 건가. 성 정체성과 연관시키고자 한 것인가. 그렇다면 더욱 악의적인 언사가 아닐 수 없다. 화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화장했다고 비난할 수 있는 권한은 아무에게도 없다. 화장할 자유도 없는 나라라면 슬프지 않겠는가. 필자도 TV 나갈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방송사는 머리를 만지고 화장을 한다. TV에 화면을 잘 받게 하기 위한 것이리라. 김 대표는 TV 앞에서 화장한 적 없는가.

김 대표는 자신처럼 군 생활을 직접 경험한 사람만 군에 대한 발언권이 있다는 투로 말을 했다. 특정 분야를 경험한 사람만 특정 문제의 개혁에 대해 발언할 수 있다는 거다. 군대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은 군 문제에 대해 입 닥치고 있으라는 말이기도 하다.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언사이자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교묘한 말이다.

임 소장은 바로 전날 국군기무사가 노무현 정부 때 현직 대통령도 감청하고 수백만의 국민의 정보를 보관하고 사찰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견이 있으면 임 소장의 말을 반박하면 된다. 합리적 근거를 대면서 반론을 했다면 논점도 분명해지고 논의도 풍부해졌을 것이다.

현직 대통령까지 감청하고 국민 수백만 명을 사찰했다면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꼼꼼히 살피고 재발방지책을 내는 게 필요하다. 공당의 대표라면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국회가 나서서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말해야 옳다. 김 대표는 기무사에 대한 비판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기대고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거부감을 이용했다.

김성태 씨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의석이 많은 정당의 원내 대표다. 언행에 신중해야 하고 잘못된 언행에 대해서는 바로바로 사과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임 대표와 성 소수자 그리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과하기 바란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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