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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를 가다] 20.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숲에선 호랑이가 뛰놀고, 지하엔 '한국판 노아의 방주' 자연이 선물한 '온전한 힐링'

이재락 시민기자 kingofsun@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8월02일 18시02분  
계절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백두대간 수목원 산책로.
백두대간, 산꾼들이 들으면 가슴 설레는 단어다. 우리나라는 4000 개가 넘는 산이 있다. 전 국토의 68%가 산지로 이뤄져 있는 산의 나라다. 그 산들은 식물의 뿌리처럼 서로 연결이 돼 있다. 그중 가장 큰 줄기가 되는 것이 바로 백두대간이다.

민족의 영산 백두산에서 시작된 산줄기는 금강산을 지나 휴전선을 건넌다. 진부령과 설악산을 지나 오대산, 태백산을 찍고 남쪽으로 흘러 흘러 남도의 지리산까지 뻗어 나간다. 이 장엄한 여정은 무려 1400㎞에 이른다. 이 거대한 산줄기에서 13개의 정맥이 뻗어 나간다. 경북지역에서는 태백산에서 분기된 낙동정맥이 관통해 부산 금정산까지 흘러간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입구
이 백두대간 산줄기는 다양한 자생식물과 동물들이 자라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이다. 청정지역 봉화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조성 된 것은 소중한 한반도의 산림자원을 지키고, 산림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을 유지 증진 시킴으로써 자연과 사람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위함이라고 설립취지를 밝히고 있다.
방문자 센터 로비
수목원의 관람은 방문자센터에서 시작한다. 무더운 날씨 속에 에어컨이 빵빵한 방문자센터에는 방문자들로 북적인다. 이곳에는 2개의 층에 전시관이 있고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방문자센터를 지나 수목원을 둘러보려면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성인기준 5000원이며, 수목원 입장뿐만 아니라 수목원 내에서 운행되는 ‘트램’을 이용할 수 있는 탑승권이기도 하다. 그 외 방문자센터에는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과 갤러리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전시관의 1층은 백두대간 해설관이다. 백두대간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고지도에 등장한 대간의 모습도 보여준다. 대간의 생태와 각종 문화유산들을 안내하고 있다. 2층에는 씨앗 저장창고인 시드볼트와 백두산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전시관의 호랑이 박제
2층 한구석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박제돼 있다. 이 불쌍한 호랑이는 처음으로 분양받아서 들어온 녀석으로 각종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버렸다고 한다. 그 뒤에 들어온 3마리의 후배들은 현재 잘 지내고 있다.
시드볼트 안내 전시관
방문자센터의 2층에서는 시드볼트(Seed Vault)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시드볼트는 다양한 식물의 종자를 보존하는 시설이다. 먼 훗날 지구 온난화 및 다른 이유로 각종 식물자원이 멸종위기를 겪을 때를 대비하고 있다. 흡사 성경의 ‘노아의 방주’처럼 세계 각국의 종자를 지하 40m 터널에 200만 점 이상을 저장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지하 깊숙한 곳에 안전하게 보관돼 있어서 핵폭발에도 견딜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아시아에서는 최초 시설이고,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국제 종자저장고에 이어 세계에서는 두 번째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문자센터에서 수목원 안쪽까지 트램이 운행되고 있다. 입장권을 끊으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평일은 15분 간격, 주말은 10분 간격으로 운행하고 있다. 날씨가 덥지 않거나 걷는 것을 좋아하고 여유 시간이 충분하다면 트램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것이 좋다. 다양한 주제 정원과 식물원들이 볼거리다. 보통 트램 종착지인 단풍식물원까지는 편도 약 2km 남짓이다. 아니면 호랑이숲까지는 1.5km 정도이니 걸어볼 만하다.

수목원은 20개의 건물과 26개의 전시원을 보유하고 있다. 어린이 정원, 모험의 숲, 참여의 숲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 있고, 약용식물원, 야생화 언덕, 돌담 정원, 단풍식물원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져 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자생화들의 잔치가 열려서 올 때마다 새로울 듯하다.

수목원 내 각 전시원에 심어져 있거나 자생하고 있는 식물은 멸종위기 보호대상 식물을 포함해 모두 2037종이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평지에서 고산까지 다양한 고도를 가지고 있는 한반도의 숲에는 다른 나라보다 다양한 식물들의 종이 자생하고 있다.

트램은 정거장을 하나 거치고 약 10분을 달려 단풍식물원에 도착을 한다. 산책로를 따라 약간의 오르막길을 올라 만병초원을 둘러본 다음, 그 옆 언덕을 오른다. 언덕 위에 있는 전망대를 지나 호랑이숲으로 향할 것이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여름이라 땀이 제법 난다. 그래도 숲 속이라 나무그늘이 햇볕을 막아주고, 산길이 폭신해서 걷기에 기분이 좋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암석원 전경.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암석원의 풍경도 볼만하다. 다양한 바위와 나무들로 꾸며놓은 조경이 제법 화려해 보인다. 작은 정원을 걷듯 둘러보면 좋을 것이다. 암석원 뒤쪽에 자작나무원이 있고, 그 옆으로 호랑이숲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
축구장 7배 넓이의 호랑이숲 입구.
이 수목원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곳은 바로 호랑이숲이다. 축구장의 7배 넓이 정도의 방사장을 만들어 호랑이를 방목했다. 동물원의 좁은 우리 속에서 지내는 우울한 호랑이가 아닌 다소 넓은 외국 사파리를 활보하는 것 같은 자연 상태의 호랑이를 볼 수 있다. 위험한 동물이니 만큼 철조망을 단단히 둘러놓아 마치 영화 쥐라기 공원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타는 듯한 더위에 지친 호랑이가 그늘 아래서 낮잠을 청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호랑이의 종은 시베리아 호랑이다. 백두산 호랑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130~150마리 정도밖에 없는 멸종위기종 1급으로 아주 귀하신 몸이다. 처음에 들어온 한 쌍 중에서 한 마리는 병으로 죽고 말았다. 그 뒤 두 마리가 더 들어와 현재 3마리의 호랑이가 이곳에 살고 있다. 그중 ‘두만’은 고령으로 인해 관람이 불가하고, 다소 젊은 만13세 암컷 ‘한청’과 만7세 수컷 ‘우리’는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두 마리 모두 관람로 바로 옆 그늘에서 잠을 자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구경할 수 있다. 그러나 고양이과 동물들이 그렇듯 야행성이라 그런지 관람객이 북적이고 시끄러워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저 세계에서는 최상위 포식자임을 스스로 잘 알아서 아주 대놓고 숙면을 취하고 있다. 가끔 뒤척이는 것 이외에는 몇 십분 동안 관찰했음에도 눈 한번 떠주지 않았다. 어쩌겠는가 여기에서는 네가 주인공인걸.
아침 산책 명소로 유명한 거울연못 전경.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근간이다. 산줄기를 따라 강줄기가 만들어지고, 그 강줄기를 따라 우리네 도시와 문명이 태동했다. 오랫동안 산은 우리에게 막대한 양의 산소를 공급하고, 많은 자원과 식량을 제공하고 있으며, 편안한 안식을 준다.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산림자원과 생물자원들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줄 수 있게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겠다.
▲ 글·사진= 이재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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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동

    • 김선동
  • 인터넷경북일보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