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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 논의, 국민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8년08월05일 17시43분  
올해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처음으로 2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한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대비 세금수입의 비율이다. 고소득층과 대기업 세금 인상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조세부담률은 2010년에 17.9%까지 내려갔다가 2016년에는 19.4%, 작년에는 19.97%로 올라갔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2015년 기준 1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5.0%보다 낮았다. 33개 회원국 중에서는 꼴찌 수준인 33위였다. 조세부담 계산 방식이 나라별로 다를 수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높은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정부가 복지지출을 늘리는 기조여서 앞으로 조세부담률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의 복지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면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저항이 생길 수 있다. 물론, 부자들과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는 ‘핀셋 증세’를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재원조달은 한계가 있고, 국민적 통합을 해칠 수도 있다.

증세에 대한 국민 동의를 얻으려면 먼저 공평과세가 이뤄져야 한다.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은 아직 70%대에 머물고 있다. 탈세가 적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세금을 전혀 안 내는 법인들과 근로소득자도 각각 40%대에 이른다. 소득이 없거나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등으로 납부 세금이 0원인 법인과 근로소득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러다 보니 ‘모든 국민은 납세의무를 진다’는 헌법상 국민개세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공평과세뿐 아니라 제대로 된 재정지출도 증세에 대한 동의를 얻는 데 중요한 요소다. 내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다는 믿음이 없다면 증세에 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각종 복지지출이 ‘눈먼 돈’처럼 여겨지는 일이 없도록 정밀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 예산을 엄격히 심사해야 하는 국회의원마저 제2의 월급처럼 특수활동비를 나눠 먹은 것이 최근에 확인됐다. 이런 일이 여기저기서 일어난다면 국민이 세금을 더 내고 싶겠는가.

증세는 정부로서도 꺼내기 어려운 말이다. 찬반 논란이 격렬해지는 휘발성이 강한 이슈다. 그러나 복지 수준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 것인지, 소요되는 자금이 어느 정도이며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증세는 꼭 수반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납세자인 국민의 생각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오는 16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세재정연구원과 함께 국가재정포럼을 열어 재정정책 방향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증세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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