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이탈로 구미의 산업 기반이 통째 흔들리고 있다. 꾸준히 증가하던 구미시의 인구가 세 달이나 연속으로 줄었다. 또 구미산업단지 앞의 상가에 공실이 급증하고 있다. 구미시의 산업구조는 이들 대기업의 수직 하청 구조로 성장해 왔는데 이들의 주력 공장이 해외나 수도권으로 옮겨 가면서 구미의 산업기반은 물론 경제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42만1799명이던 구미시 인구수는 올해 꾸준히 증가해 지난 4월에는 42만2287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7월 말 기준 42만2068명으로 줄었다. 이는 올해 1월 42만2106명보다도 38명이 적은 것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앞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에 입주가 시작되면 인구가 다시 늘 것이라 했지만 기업이 떠나면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는 더 가속화 할 것이다.

구미공단의 경기가 하락하면서 산업단지 인근 상가의 공실률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구미산업단지 공실률은 8.1%에 그쳤다. 1년 남짓 만에 공실률이 30.5%로 늘어났다. 구미시의 산업구조는 대부분 생산 제품이 해외로 수출되는 수출 산업인데 최근 수출이 주춤하면서 공실률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구미산단의 생산실적은 지난 2011년 최고치인 61조 7934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 56조 2388억 원, 2015년 30조 4318억 원으로 급격하게 줄고 있다. 구미산업단지에서 일하는 근로자 수도 2014년 10만 명이 넘었는데 지난해 말 9만5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구미 국가 공단과 농공단지에 입주한 3000여 개 기업 중 약 70%의 기업이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들 대기업의 구미 이탈로 산업 경제 뿐 아니라 도시 존립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삼성 1공장 네트워크 사업 부문이 수도권인 수원으로의 이전으로 400명의 인원이 빠져 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미의 수십 개 관련 기업들과 직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구미 시민들은 15년 전 LG디스플레이의 수도권 파주 이전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일종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구미세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출액이 123억92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3억1400만 달러 보다 7.4%나 감소했다. 무역수지도 지난해 82억8900만 달러에서 올해 73억5900만 달러로 11.2% 줄었다. 구미의 수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모니터, 카메라 모듈 등 전자제품 수출액이 19%나 줄었다. 구미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 한다. 구미를 발판으로 성장한 글로벌 기업답게 산업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구미에 대규모 투자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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