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도 흉기강도 사건 발생···경찰, 30대 도주男 추적중
"세 곳 모두 근무 인원 적고 보안 인력 전무"···대책마련 시급

▲ 포항 용흥동의 한 새마을금고에 침입한 강도의 모습. 독자 제공
포항에서 새마을금고 흉기 강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2개월 사이 경북에만 3건의 비슷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보안인력 확충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7일 오전 11시 4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 새마을금고 용흥본점에 검은색 선글라스에 마스크를 쓰고 후드티를 입은 강도가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범인은 창구 위로 올라가 ‘돈을 내 놓지 않으면 찌르겠다’고 근무 중이던 직원 1명을 흉기로 위협해 준비한 큰 가방에 돈을 담도록 요구했다.

금고 직원들은 창구에 있던 5만원권 90장과 1만원권·1000원권 등 현금 459만6000원을 가방에 담았다.

범인은 가방에 돈이 담긴 것을 확인한 뒤 밖에 미리 세워둔 흰색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 범행 시간은 불과 2~3분 정도라고 금고 직원들은 전했다.

당시 새마을금고에는 6명이 근무 중이었고, 범행 과정에서 다친 사람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고 안에 근무하는 청원경찰이나 경비인력은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은 호리호리한 체형에 30 대 정도의 젊은 남성으로 추정되지만 마스크로 얼굴을 대부분 가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 CCTV를 통해 도주로 파악을 통해 범인 검거에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달 16일 낮 12시 19분께 영주시의 한 새마을금고에 A(36)씨가 침입, 흉기로 직원 2명을 위협한 뒤 현금 4380만원 빼앗아 달아났다 가 사흘 만인 7월 19일 붙잡혔다. 이 곳에도 청원경찰 등 보안인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6월 5일 오후 1시35분께 영천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B(37)씨가 흉기로 직원을 위협한 후 현금 20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가 범행 6시간 만에 추적에 나선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세 곳 모두 금고 근무 인원이 적고, 청원 경찰 등 보안 인력이 없는 것이 공통점이다.

새마을금고는 1000억 원 이상의 자산과 일정 경영 등급 등 충족 조건을 갖췄을 때만 청원 경찰을 배치하도록 기준을 정해놨지만 강행규정은 아니다.

따라서 소규모 점포가 많은 경북에는 새마을금고가 100여 곳이 있지만, 보안 인력이 채용된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대도시 보다는 중소도시의 시골이, 일반 대형은행보다는 새마을금고나 신협 같은 제2금융권의 작은 금융기관이 범죄 표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불경기에 모방 범죄가 확산할 우려도 커짐에 따라 소규모 금융기관의 경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동균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비업법 개정 등을 통해 소규모 금융기관이라도 반드시 제복을 입은 경비인력 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청원경찰은 60세까지 신분보장을 하도록 해 고용주인 새마을금고의 부담이 너무 많이 되는 만큼 경비원을 배치하는 것이 방안”이라고 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빠르면 올해 하반기 중으로 규모가 큰 새마을금고부터 단계적으로 경비 인력 확충하는 등 중앙회 차원의 대안 마련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