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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미 트럼프 정부의 대표적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안보보좌관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핵 제재에 다시 목줄을 조이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다소 느슨해진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가 다시 재개되고 있다.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대북제재의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추가로 신규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하는 등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같은 날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김정은이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1년 안에 비핵화를 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본다”고 김을 압박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는 북핵에 대한 모든 제재의 엄격한 이행을 원하며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으로 보내 김정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표적 북핵 매파인 두 사람이 북핵을 다잡고 나선 데는 최근 유엔안보리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가 있다.

유엔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안보리에 제출한 북핵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2017년 유엔서 북한 원유 해상 차단과 노동자 송출제재, 연간 원유 유입 총량 400만 배럴을 발표했으나 올 들어 1월부터 5월까지 북한의 유류 불법 환적 건수가 89건에 이르고 이에 연관된 선박이 40척, 기업체는 130곳에 달한다” 보고했다. 또 북이 이렇게 챙긴 정제유가 50만-140만 배럴로 안보리의 최대 허용치인 정재유 연 50만 배럴을 이미 넘어 섰다고 밝혔다.보고서는 안보리의 ‘북한 금수(禁輸) 품목인 석탄, 철강제품이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여러 나라로 계속 수출을 해 작년 10월부터 올 3월까지 약 1400만달러(약 16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했다.

미국과 유엔 안보리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안보리의 규정을 어기고 있는 북한의 대외적 배짱의 이면에는 김정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시진핑의 지원으로 체제 안정과 경제적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때문에 백악관 매파들의 대북한 압박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최근 방송에서 “김정은이 미국을 가지고 놀았다고 말할 시점이 언제일 것 같으냐”는 물음에서 “그런 순간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누구도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꿈꾸는 듯한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또 최근의 남북 간의 교류를 위한 협상에 대해서도 “그건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지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니다. 미국의 우선순위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잘라 말했다. 볼턴의 이 말에는 한국 정부가 북한이 비핵화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데도 최근 남북 교류를 위한 제재 예외조치 인정을 미국과 유엔에 요구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분석이 되고 있다. 특히 유엔의 대북제재에 앞장서야 할 동맹국 한국이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석탄을 다섯 차례나 수입해 온 것으로 드러나 정부와 한전 측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만약 한전이 북한산 석탄임을 알고도 수입했다면 사태는 겉잡을 수 없다. 지금까지 북과 거래를 했다가 미국의 제재 리스트에 오른 기업이나 은행은 대부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9일 볼턴 백악관보좌관은 한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에 대해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최근 들었다”며 백악관이 사건을 주시하고 있음을 밝혔다.

미 국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대북제재 주의보의 한글본을 지난 2일 공개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함께 대북제재에 행보를 같이해야 될 한국 정부가 북의 비핵화보다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교류에 정책의 우선을 둔 최근의 행보가 자칫 ‘제 발등을 찍은 꼴’이 되지 않았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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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김선동 kingofsun@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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