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대구시가 위기 돌파를 위해 손을 잡았다. 대구·경북은 경제적으로 침체 국면을 맞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소외 국면을 맞고 있어서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정부 인사에서 지역 출신 자들이 배제 돼 ‘인사패싱’이라는 말이 나오고, 정부 예산 배정에 있어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홀대를 당하는 ‘예산 패싱’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면한 문제는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인구감소와 대구와 경북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침체 국면 등 실제적 위기가 닥치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 경북도와 대구시가 경제공동체 실현을 앞당기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13일 도청 화랑실에서 이런 내용의 ‘대구·경북 한뿌리 공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해 광역경제권 발전계획을 수립해 함께 실천하기로 손을 잡았다.

하지만 의례적 선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대구·경북이 상생협력의 공감대를 넓히고 서로 신뢰해야 한다. 구체적 문제에 직면하면 대구 경북이 왕왕 협력관계보다 경쟁 관계로 변하기 때문이다. 2015년 대구 달성군과 구미시가 벌인 국방신뢰성시험센터 유치가 대표적인 예다. 또한 제도적 기반도 강화해야 한다. 경북도와 대구시 공무원들의 유기적인 협력 없이는 선언이 선언으로 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14년 11월 거창하게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위원회가 출범된 이후 초기에는 몇몇 성과를 냈지만 용두사미가 된 사례가 있어서 하는 얘기다. 위원회는 출범 이후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2·28 국가기념일 지정 등 성과를 냈으나 대구공항 통합이전, 낙동강 물 관리 등 현안해결에 역할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기존 부시장·부지사에서 도지사· 시장으로 격상하고 실무 사무국 기능도 대폭 보강하기로 했다니 경북도민과 대구시민의 기대가 크다.

구체적인 협력 사업을 보면 장밋빛이다. 경북에서 대구와 인접한 시·군 공동 도시계획을 입안하고 광역 도로 건설, 도시철도 연장, 광역철도망 구축 등을 협력해 지역경제를 깨운다는 계획이다. 또 대구·경북 지역 화폐를 만들어 자본 역외 유출을 막고 경북 생산 농산물을 대구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활성화, 도농 상생을 실현한다. 투자유치 공동설명회를 열어 대구와 경북 특화 산업을 구분 육성하고 상생발전기금 마련, 교통카드 호환 등도 추진한다.

여기에다 무엇보다 중요한 대구와 경북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대규모 경제 물류 통합 신공항 건설,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정부에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하고 시·도민이 안전하고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일 등 굵직한 당면 과제들도 망라돼 있다.

대구 경북의 위기 돌파를 위해 대구 경북이 경쟁보다 함께 협력해 흔히 말하는 ‘빅 픽쳐’를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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