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개호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3일 “쌀 공익형 직불제를 도입해 농업인에 일정한 역할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접 지불제를 공익형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면서 “농업인에게 생태·환경보전의 역할을 부여하고 이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한편, 소규모 농가에 더 많은 직불금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운영 중인 다양한 직불제의 성과와 보완할 점을 검토하고 기초소득보장제·농민수당 등 여러 의견을 종합해 연말까지 대안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최근 유례없는 폭염으로 농가 피해가 이어진 것과 관련해선 “사안이 중대해 지난 10일 임명장을 받자마자 폭염 피해 현장(경남 거창)을 다녀왔고 현장에서 접한 농업인의 우려와 고통은 매우 컸다”며 “이번 폭염과 가뭄에 비상한 각오와 노력으로 대응하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농협 등 유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와 적극 협력해 가뭄 지역 스프링클러 지원 등 폭염 피해 예방 조치부터 재해보험금 조기 지급 등 피해 농가지원과 농업인 건강까지 빈틈없이 챙겨 나가겠다”며 “국민께서 추석 상차림을 걱정하지 않도록 농축산물 수급대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청년 후계인력 육성, 로컬 푸드를 바탕으로 푸드 플랜 확산, 농촌 공간 배치 계획 제도화, 식량자급률 규범화 등의 농정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 농업·농촌은 심각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소득 정체 등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전체 농가 경영주 중 58%가 65세를 넘어섰고 20호 미만 과소화 마을이 1200여 개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지구적 기후변화가 심화하고 있고 그동안 체결한 FTA 효과가 현실화돼 국내 농식품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다”며 “농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에 따라 다양한 식품 벤처기업 육성, 채소류 가격안정 제도 대폭 확대 및 자율적 수급관리 체계 확립, 쌀 생산조정제 추진 및 쌀 목표가격 재설정, 밀 산업 육성 등을 약속했다.

이 장관은 또, “시대정신에 맞는 쌀 산업의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생산과 유통 구조를 바꿔 수급 균형이 이뤄지도록 생산조정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쌀 목표가격은 농업인 눈높이에서 물가상승률 등이 반영될 수 있도록 재설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반려동물 문제와 관련해선 “동물 학대를 방지하고 동물등록제를 활성화해 반려동물의 유기·유실을 줄여나가겠다”며 “동물복지위원회의 위상과 기능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이외에도 기후변화 대응 중장기 계획 수립, 농촌 체험관광 활성화,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 등의 정책도 제시했다.

그는 취임식 뒤 기자들과 만나 “현직 의원으로 총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먼저 장관 직에 충실하겠다”며 “장관으로 재임할 수 있는 기간이 길지는 않다. 짧은 임기를 길게 보내는 법은 비전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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