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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섭 전 한국국학진흥원 부원장
지난 8월 6일, 김영란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공론화위원장은 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 개편과 관련하여, 2022학년도 수험생들에 대하여 학생부 위주 전형을 더 이상 확대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고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절대평가에 대하여도 신중히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 과목을 현행보다 확대하자는 의견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분명한 대안을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현행 수능 20%의 반영비율은 너무 낮으므로 39% 정도로 확대하라고 권고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장황히 이 일을 소개하는 것은 그만큼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요 우리의 청소년들이 입시준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또 학생의 고충과 장래발전에 대하여 교육부가 확고한 방침이 없는 무사안일한 태도에 대하여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다. 예부터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와 정책은 복잡한 데다가 또 매년 바뀐다. 예를 들어 일반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특성화고등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다시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민족사관학교 등으로 분류), 마이스터고, 예술고, 체육고, 대안학교 등 고등학교의 유형이 복잡다단하다. 동양의 고전 주역은 ‘쉽고 간편한 데서 천하의 이치를 얻는다 (易簡而天下之理得矣·이간이 천하지리득의)’라 하였다. 쉬워야 알기 쉽고 간편해야 행하기 쉬워 마침내 큰일과 큰 공(功)을 이룰 수 있다는 취지다.

교육의 중요성과 문제점에 관하여는 짧은 지면에 그 백분지일이라고 논할 수 없거니와, 누구나 중시하는 경제발전과 관련하여 일언을 올리고자 한다. 특히 유학(儒學)은 경제와 무관하며 심지어 경제문제를 도외시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제발전을 방해한다고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경제에 역동을 주고 생산성을 높이는데, 유학의 윤리론을 도입하여 인성교육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싶다. 유학은 한마디로 선비를 양성하는 교육학습을 주로 하는 학문이다. 유학의 교육목표는 훌륭하고 유능한 인재양성이다. 훌륭하다는 것은 도덕을 말하고 유능하다는 것은 지식과 기술과 문제해결능력 등 실무적인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교육과정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지인용(智仁勇) 즉, 지혜와 관용, 용기 등 덕성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이 덕성교육, 인격교육에 기본이 효제충신(孝弟忠信)이다. 먼저 효제충신에 대하여 말하면, 효(孝)는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일이요 경로사상의 바탕이다. 제(悌)는 형제간에 우애함이요 아랫사람이 손윗사람을 공경하는 것 즉,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실천이다. 충신은 공자께서 매우 중시한 과목인데, 충(忠)은 성실과 진실, 최선이다. 즉, 매사에 충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이다. 신(信)은 그야말로 신용이요 신뢰다. 다음 지혜와 관용과 용기는 그런데 이것이 경제발전에 중추가 돤다. 매사에 성실과 신의를 다하므로 제품에 하자가 적어지고 생산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서로가 상대를 충실하게 대하고 믿음을 가지므로 노사분규가 줄어들게 된다. 지혜를 닦으므로 창의성이 있고 혁신을 할 수 있으며, 용기를 기르므로 역시 혁신이 가능하고 새로운 산업에 투자할 수도 있고 국제사회에 도전할 수도 있다.

우리는 수천 년간 교육을 해 온 문화민족이다. 대중의 여론을 듣는 것도 좋지만, 옛사람의 지혜를 되새기는 반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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